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신형 구축함 건조 과정에서 숨진 노동자의 사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군수지원사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7일 “최근 당국이 신형 구축함 건조 과정에서 숨진 노동자의 사례를 크게 부각시키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군수지원사업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은 주민회의에서 구축함의 중요 부분 용접 작업을 맡은 노동자 조금혁이 심장병을 앓던 중 추락 사고를 겪고도 ‘총비서의 지시를 수행하기 전에는 쓰러질 수 없다’며 작업을 이어가다 결국 과로로 사망했다고 선전했다”며 “그를 충성의 표본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의 지시로 이달 초부터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에서 일제히 회의를 진행했다면서 회의에서 설명된 내용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노동자 조금혁은 신형 구축함 건조에 참여한 유능한 용접기술자로 노동당원이었는데, 조 씨가 지난해 1월 구축함 중요 부분 용접을 하던 중 심장병으로 의식을 잃고 2미터 아래로 추락했지만 병원에 이송돼 의식을 회복하고는 당장 치료 받기를 거부했다는 겁니다.
이어 북한 당국은 조 씨가 ‘총비서가 내린 과업을 수행하기 전에는 현장에서 물러설수 없다’, ‘다 완공한 다음 보고를 하고 치료를 받겠다’며 일터로 복귀해 계속 용접 작업을 하다가 심정지로 사망했다고 선전했다면서 이런 애국적 당원들 때문에 당이 강해지고 나라의 번영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주민들의 군수지원을 독려했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회의에서는 조 씨의 정확한 사망 날짜와 장소는 밝히지 않았고 이름과 구체적인 사망 관련 상황만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주민들은 생계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군수사업 참여를 강요하는 당국의 태도에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신형 구축함이나 함선, 땅크 생산 지원 요구가 주민들의 생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관련기사
‘중 파견’ 북 여성 노동자들, 부녀절에도 기계처럼 일만…
이와 관련 또 다른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8일 “요즘 당에서 노동자의 죽음을 ‘국가 방위의 영광된 헌신’으로 포장하며 군수물자 생산 참여를 선동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신형 구축함 건조 현장에서 사망한 노동자의 사례를 충성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것은 오히려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하루 생계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군수지원 독려는 큰 생계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회의에서 ‘조금혁과 같은 당원들의 헌신이 당을 강하게 하고 부흥강국의 미래를 앞당긴다’며 군수부문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생계 문제를 외면하고 군수 부분에 매달리는 당국의 처사를 주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