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김정은의 치적으로 인정되는 국산 학용품 애용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산 학용품이 수요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1일 “요즘 당국이 국산 학용품 사용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며 “책가방, 학습장 등 국산 학용품이 김정은의 업적과 직접 관련되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학교 당국이 아침 모임과 수업, 하루 총화 등 여러 기회에 김정은의 사랑이 깃든 국산 학용품을 사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국산 학용품은 소나무 책가방, 민들레 학습장, 해바라기 연필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소나무 책가방은 2017년 김정은이 질 좋은 학생 가방을 많이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고 상표 이름과 모양도 수차 지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민들레 학습장도 김정은의 발기에 따라 건설된 공장 제품으로 선전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번 사면 오래 쓰는 책가방 같은 건 국산을 쓰는 게 가능하지만 학습장이나 연필 같은 건 그렇지 못하다”며 ”국어 과목만 해도 한 학기에 3~4권의 학습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새 학기 때마다 민들레 학습장을 공급해 주지만 충분하지 않아 장마당에서 사 써야 하는데 당국의 통제로 국산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 않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중국산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국산 학용품만 사용하라고 강요하는 건 지방 실정을 모르는 처사”라며 “지금도 아이들은 국산보다 모양이 좋고 색깔이 예쁜 중국산 학용품을 찾는다”고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최근 당국이 국산 학용품 애용을 부쩍 강조한다”며 “아이들에게 김정은의 업적과 동시에 애국심을 심어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민들레 학습장, 해바라기 연필... 김 위원장이 만든 명칭
소식통은 “과거에는 학용품이 평양 학습장, 강계 연필 이렇게 통하던 것이 최근에는 소나무, 민들레, 해바라기 등의 상품명으로 통한다”며 “학용품과 관련된 명칭들이 김정은의 지도하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나무 책가방은 원래 낙랑거리(이전 통일거리)에 있는 평양가방공장에서 처음 만들었으나 지금은 각 도 가방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에도 소나무 상표를 단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어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이후 식료품, 일용품 등 일반 제품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가방, 학습장, 연필 등 각종 학용품이 들어오면서 질 낮은 국산 학용품 밖에 몰랐던 아이들이 모양과 색깔, 품질이 좋은 중국산 학용품에 감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다시는 국산 학용품을 찾지 않았다”며 “국산 책가방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고 학습장의 경우 종이 원료가 없어 볏짚으로 만들다 보니 종이가 시꺼멓고 매끄럽지 못해 학습장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아이들이 연필, 자, 분도기 같은 학용품을 자주 잃어버리는데 국산이 흔하지 않다 보니 다시 국산을 사주기도 어렵거니와 아이들이 색깔이 알락달락하고 모양이 예쁜 중국산을 사달라는 경우도 많다”며 “국산 학용품은 질도 수요도 아직 아이들이 만족할만한 수준이 못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