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데 대해 미북회담 가능성을 예단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8년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싱가포르에서 만났던 사진을 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설명 없이 2018년 6월 12일 열린 제1차 미북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이 회담장인 카펠라호텔 정원을 산책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시했고, 대화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16일 관련 질문에 미북대화 가능성을 예단하지 않겠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박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 미북회담의 어떤 가능성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예단하지 않고자 하고요.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저희들은 밝혀 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대화 재개 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경주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미북대화 성사 대가로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다소 양보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는 국제사회의 일관된 목표”라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외교부는 비핵화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면서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목표이기 때문에 한미 간에 긴밀하게 계속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정동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사진을 게시한 것에 대해 미북정상회담을 본격 준비하겠다는 신호일 것이란 해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당시 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란 전쟁이 끝나면 김 위원장을 만나는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연장선에서 나왔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나름대로의 좋은 신호”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이 ‘평화 가면’이라는 북한 측 비난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며 “진정성을 갖고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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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바티칸을 방문한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현지 시간으로 15일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내년 열릴 2027년 서울세계청년대회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위성락 한국 국가안보실장의 말입니다.
위성락 한국 국가안보실장: 이 대통령과 교황은 2027년 서울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동대화 계기에 레오 14세의 방한을 정중히 초청했습니다.
위성락 한국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기사설명회에서 이 대통령과 교황 간 같은 날 오전 면담을 통해 이 같은 대화가 오갔다며,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정부 구상을 설명했고 평화와 화해에 대한 교황청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단독으로 30여분 동안 진행된 이번 면담에선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대화와 화해, 협력이 있어야 한다는 데 양측이 공감했고, 남북관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 참석을 위해 교황이 방한할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교황과의 면담 후 이어진 파롤린 국무원장과의 면담에서는 교황 방북 가능성이 언급됐습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은 14일 교황 방북과 관련해 “북한에 달린 일”이란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유 추기경은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도 북한이 초청하면 방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이번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북한이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레오 14세 교황이 최초의 미국인 교황이란 점을 언급하면서, 미국 측 추기경들이나 교회 등의 협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미북관계에서도 조금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으로부터 자신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란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 대통령이 교황으로부터 힘을 얻었으면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과거에도 교황 방북을 몇 차례 추진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양측 간에 교황 방북 구상이 오갔고, 2021년엔 당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종주 당시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지난 2021년): 정부는 교황이 북한을 방문한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문재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을 통해 교황의 북한 방문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북한이 이에 호응하여 한반도 평화 증진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은 재임 기간 동안 방북을 희망하면서 “북한이 초청장만 보낸다면 평화를 위해 기꺼이 가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북한이 끝내 호응하지 않아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