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환율 폭등에 북한 물가 요동”

앵커: 최근 북한에서 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식량 등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전국 도처에서 식량 가격이 크게 오르고, 일부 지역에선 식량 부족으로 아사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일 “최근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100달러 당 북한돈 530만원까지 치솟았다”며 “공화국이 창립된 이래 처음 있는 현상”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지난달만 해도 1달러 당 4만원대 아래로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5만원을 넘어섰다는 겁니다.

그는 “달러(환율) 상승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주민들이 생계 문제가 달려있는 장마당이 완전히 뒤흔들리고 있다”며 “현재 식량가격은 1kg당 입쌀 2만 8천원, 강냉이 1만 7천원, 콩은 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연초에만 해도 지난달 입쌀 1kg당 가격은 2만원 미만이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1달만에 달러 환율 30% 이상, 쌀값 40% 상승

북한 노동자의 평균 로임(월급)이 약 5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노동자가 한 달 일해서 한 가족이하루 먹고 살기도 어렵다는 전언입니다. 월급을 받아 도저히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주민들은 가산을 팔고 거리로 나와 식량을 구걸하는 현상도 늘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북 주민 소식통(목소리 변조) : 쌀값이 많이 올라서 입쌀 3만 아래 정도다. 더 오를 것 같아 불안하다… 환율은 100달러 1장에 북한돈 530~540만원이다

이 소식통은 이어 “당국은 지난해 가을, 당에서 제시한 최신 농법을 받아들인 결과 전국의 각 농장들에 풍년이 들었다”고 떠들고 있지만 “당에서 ‘풍년의 결실’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10월~12월 수확을 마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곡물 값이 뛰어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올해 농사작황은 당국의 압박에 의한 보고용 (허위) 실적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10월 당창건 80주년 행사에 충성의 보고를 올린다며 채 여물지도 않은 미숙한 벼이삭을 거둬들인 것이 주민들의 식량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관련기사

부족한식량에 가격도 폭등… 북 주민 ‘아우성’

“북 올해 물가·환율 상승…‘국가 유통 강화 정책’ 원인”


함경북도 청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3일 “올해 들어 장마당 물가가 대폭 오르면서 주민들이 아우성 치고 있다”면서 “1월에도 (청진시) 포항구역, 청암구역, 수남구역 등에서 식량부족으로 일부 주민들이 굶어 죽기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청진시 양곡판매소에서 입쌀이 2만 8천원에서 3만원까지 오르락내리락하고 강냉이도 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생산물이 없어 돈벌이를 할 수 없는 주민들은 비지(두부 찌꺼기)와, 모주(곡식 찌꺼기 술)로 끼니를 때우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굶주림에 지쳐 주민들 속에서 자살하는 현상도 발생해 사회적 혼란을 주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당국은 ‘인민경제가 날로 좋아지고 있어 머지않아 모든 주민들의 식량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허황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05년 10월, 북한 수도 평양 외곽에서 한 북한 여성이 수확철 논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2025년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평양 외곽의 논에서 볏단을 진 여성 2005년 10월, 북한 수도 평양 외곽에서 한 북한 여성이 수확철 논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2025년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Reinhard Krause/Reuters)

소식통은 또 “극심한 경제난에 처한 주민들은 당국에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고 있다”면서 “당국의 통제 강화와 외화 환율 악화가 맞물려 주민들의 생계가 위협받는 현실적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더 큰 대중적 불만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내부 상황과 관련해 한국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석좌연구위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잘못된 북한의 자력갱생 정책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박사 : 북한의 농사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전기, 농약, 비료. 농기계 등 이런 부분들이 원활하게 해결이 돼야 되는데 대북 제재로 인해서 심각한 제약이 생기고 있거든요. 전력 문제도 지금 개선이 안 되고 있거든요. 그렇게 보면 모든 문제는 북한의 잘못된 자력갱생 정책 때문이다, 그러니까 일시적인 농업 정책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자연재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생산이 개선이 안 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어요.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