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가동 중단 탄광 노동자들 도박에 빠져”

앵커: 북한에서 겨울철 전력난으로 가동이 중단된 탄광 노동자들이 소일거리로 도박에 빠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판돈이 큰 것은 아니지만 시비가 붙어 폭력 사태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5일 “1월 초 안주탄광 노동자들이 모여서 주패(포카)를 치던 중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이 중단된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한 집에 모여 돈을 걸고 도박을 즐기던 중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 노동자가 판돈을 다 따고 일어서려 하자, 가장 많은 돈을 잃은 노동자가 ‘한번 더 하자’고 하여 다시 시작했는데 빌린 돈마저 다 잃은 그가 칼을 들고 ‘돈을 다 가져가겠나’고 공격하면서 다툼으로 번지게 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는 ‘내가 번 돈’임을 주장했고 주변에서도 ‘적당히 내놓으라’며 압박하자 돈을 지키려는 쪽과 잃은 돈을 빼앗으려는 쪽이 크게 다투다가 격렬한 몸싸움을 하였고 칼부림까지 하는 바람에 그 노동자가 칼에 찔려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사건 당일 지역 안전부에서 출동해 관련자들을 체포해 조사를 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탄광에 전력이 부족해 일을 못하게 되니 모이면 주패만 치는데 돈내기를 하다가 살인사건까지 발생하게 되니 원성이 높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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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남도 함흥시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6일 “최근 함흥시 회상구역에서 주패도박판에서 집단폭력 상황이 생겨 지역 안전부가 긴급 출동한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가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함흥에도 도박 폭력 사건 수차례, 원인은 멈춰선 공장

소식통은 “올해 들어 함흥시에 벌써 수차례의 도박 관련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안전부가 나서고 도당위원회가 나서 각 기관, 기업소, 단위들에 도박을 근절할 데 대한 내용의 지시를 하달하며 사상투쟁회를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요즘 (함흥)시 안의 공장들이 자재와 전력 부족으로 생산을 못하게 되면서 노동자들이 모여서 주패나 화투로 그나마의 여유생활을 즐기는 것”이라면서 “농장에서도 하루 거름 생산 과제를 마치면 모여서 주패와 화투를 치는 풍(유행)이 일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패(카드)나 화투는 대개 돈이나 술, 담배, 먹을 거리를 걸고 하는 것이 관습이 되었다”면서 “돈 대신 밀주나 담배, 심지어 돈을 빌려서 주패를 치는 경우에 다 잃게 되면 큰 싸움이 되고 폭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 도박은 ‘사회안전을 해치는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정상에 따라 5년이상의 교화형 등의 강력 처벌을 선언했지만 반복되는 폭행이나 살인사건은 단속만으로 문제를 근절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며 “대책없는 엄포는 오히려 주민들의 불만을 키울 뿐 더욱 은밀하고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북한에서 도박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고위직 출신 탈북자들의 지적입니다. 문화·여가 시설이 부족한 상황 때문에 주민들이 주패, 화투, 윷놀이 등 도박성 놀이에 더 몰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북한 사회안전성 출신 탈북민 최명철(가명) 씨는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과 문화적 빈곤이 맞물려 주민들이 도박에 빠질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구조라는 지적을 내놨습니다.

탈북민 최명철: 북한 내 도박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건전한 여가와 문화 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도적 장치가 없는 한, 도박은 계속해서 사회적 갈등과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