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수절’ 맞아 각 지방에 나무뜨기 과제 하달

앵커: 북한 당국이 최근 ‘식수절’(3월14일)을 계기로 평양 화성지구에 심을 나무뜨기 과제를 각 지방에 하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땅이 녹지 않은 산에 올라가 힘들게 나무를 떠야 하는 북부지방에서 주민들이 불만이 많았다는 소식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최근 공장, 기업소들이 봇(자작)나무, 분비나무, 잣나무, 물푸레나무 등 관상용 가치가 큰 나무를 떠서 평양에 보냈다”며 “해외군사작전기념관 등 화성지구에 심을 나무”였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식수절(식목일)을 앞두고 당국이 평양에 보낼 나무뜨기 과제를 부과했다”며 “나무 개수와 크기, 뿌리 깊이와 너비 등도 정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양에 보낼 “좋은 나무”를 파내는 식수절

소식통은 “수도 평양에 보낼 나무인 만큼 모양이 좋은 나무를 잘 선택해 정히 떠야 한다는 내용이 거듭 강조되었다”며 “운반 도중에 흙이 유실되지 않게 뿌리 포장도 꼼꼼히 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기업소는 물푸레나무 3그루를 뜨기 위해 20명의 인원과 자동차를 동원했다”며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산속을 헤매며 보기 좋은 나무를 찾아 뜨긴 했지만 나무 뿌리가 커서 자동차가 있는 도로까지 운반하는게 정말 힘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나무 뿌리를 포장하는 것도 문제였다”며 “가마니와 마대(포대) 같은 것으로 뿌리를 잘 감싼 다음 새끼줄로 촘촘히 감아야 하는데 가마니와 새끼줄은 돈을 주고 사왔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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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우리도 평양에 보낼 나무를 떴다”며 “지역별로 매년 진행하는 식수절 행사 때 심을 나무도 같이 떠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에 보낼 나무뜨기 과제가 규모가 큰 공장에만 하달되었다”며 “나무 종류와 뿌리 크기 같은 것도 정해주었는데 우리 공장은 봇나무 5그루를 떠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기준에 맞는 나무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나무를 뜨는게 더 힘들었다”며 “양강도는 해가 잘 비치는 벌판도 녹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 그루를 뜨는데 8명이 붙어도 나무가 크다 보니 뜨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뿌리가 무거워 나무를 차에 싣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며 “밤이 깜깜해서 집에 돌아왔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곡괭이로 언 땅을 파 나무를 뜨면서 다들 한마디씩 당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며 “이렇게 정성 들여 떠 보내도 얼마나 살겠는가, 지방은 항상 평양에 뭐든 보내기만 하는데 평양이 한번이라도 지방에 주는 게 있느냐, 평양을 꾸리는 건 지방을 총동원해서 하고 지방 꾸리는 건 자체로 하라고 하는 이런 차별이 어디 있느냐 등등 다양한 말이 터져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당국이 양강도를 평양과 같은 줄 아는 것 같다”며 “벌방 지대인 평양은 땅이 녹아 나무를 뜨거나 심는게 괜찮을 지 몰라도 백두산이 가까운 양강도는 아직 겨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