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대학생, 북한 국경 답사
2005.08.19
북한문제에 관심 있는 남한 대학생 4명이 최근 중국 연변지방을 답사하고 돌아왔습니다. 비록 북한 땅을 직접 밟을 수는 없었지만. 이들 대학생들은 이번 여행에서 중국에 숨어사는 탈북자들을 직접 만나고, 멀리서 나마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었다고 말합니다.
남한 이화여자대학교 북한인권소모임인 ‘헬로우 엔케이’(hello nk) 회원 4명은 지난 8월 6일부터 7박 8일 동안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를 돌아보고 귀환했습니다.
평소 북한인권과 통일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헬로우 엔케이 회원들은 말로만 듣던 탈북자의 현실과 북한의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이번 여행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헬로우 엔케이의 대표 임소정씨는 이번여행을 추진하게 된 동기를 이렇게 말합니다.
임소정: 남한에서 탈북자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증언을 들으며 북한사회가 어떤지 궁금했고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그러던 중 누가 연변으로 가서 강 건너를 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 느낌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 빨리 가게 될 줄은 몰랐다.
임소정씨를 비롯한 헬로우 엔케이 회원 4명은 이번 여행에서 중국에서 숨어사는 탈북자들과 접촉할 기회를 가졌으며, 이들 과의 만남을 통해 탈북자들에 대한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임소정: 조선족들을 많이 만났다. 탈북자들도 두 명을 만났다. 남한에 있는 탈북자들과는 많이 달랐다. 안전한 위치가 아니고 잡혀갈 수 있는 위협에 놓인 사람들이었다. 우리도 은밀하게 만났다. 긴장감이 느껴졌다. 한명은 북한을 세 번이나 잡혀갔다 돌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임소정씨와 일행들은 또 북한과 인접한 중국의 국경도시에서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었는데, 멀리서도 북한이 겪고 있는 경제난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Hello NK
임소정: 국경지역을 두 번 갔다. 두만강을 건너 도문을 갔다. 망원경을 통해 북한 땅을 볼 수 있었다. 북한 군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북한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회령시를 바라 봤을 때 자세히 보니 기차가 서서 가지 않고 공장에는 연기가 나오지 않고 죽어버린 도시 같았다.
임소정씨는 국경지대에서 북한을 드나드는 조선족을 만나 북한의 내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임소정: 북한을 왔다 갔다 하는 조선족을 만났다. 그는 30년 동안 북한을 드나들었는데 그간 변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임소정씨는 특히 도문을 가는 길에서 옆으로 흐르는 강이 두만강이라는 사실을 알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임소정: 도문에 갔을 때 버스를 타고 가는데 옆에 흐르는 강이 두만강이라고 말했다. 너무 작았다. 개울정도였다. 이렇게 가까이서 북한 땅을 본다는 것이 너무 가슴이 벅찼다.
임소정씨 일행은 또 백두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북한주민들이 운영하는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 난생 처음으로 북한 여성과 접촉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서로가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처지여서 안타 까왔다고 말합니다.
임소정: 북한 여자 분이 있었다. 말을 걸었다. 이화여대에서 왔다고 소개했다. 그냥 웃기만 하고 대답을 못했다. 이럴 수밖에 없겠다고 이해는 했지만, 안타 까왔다. 스스럼없이 대화를 하고 싶었다. 이렇게 북한 여성을 가까이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임소정씨는 이번 여행을 통해 북한사회와 탈북자들의 현실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갖게 됐고, 또 북한주민들에 대한 민족애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임소정: 이번 여행을 하면서 많이 느낀 게 같은 민족이라는 것, 언어가 같다는 것, 같은 피가 흐르고 있다는 것, 이것들을 예사롭게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을 통해서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탈북자들은 우리사회에서 부담될 수도 있다. 그 수도 늘어나고.. 그렇지만 북한 사회가 자유화 되고 민주화되기 위해서는 남한 내 탈북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도 남한이 받아들여야 하고 이것이 지혜로운 전략이라고 본다.
헬로우 엔케이는 앞으로도 기회가 닿을 때마다 이러한 현지답사를 추진해 북한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물론 관심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도 문제의 중요성을 알리고 북한에 대한 이해를 고취시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임소정: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너무 좋았다. 그리고 갔다 온 것과 안 갔다 온 것은 천지 차이 이다. 물론 직접 발을 딛지는 않았지만 멀리서 나마 본다는 것이 엄청난 경험이라는 것을 느꼈다.
임소정씨가 이끌고 있는 이화여자 대학교의 북한인권소모임 헬로우 엔케이는 지난 4월 발족해 북한 인권사진 전시회와 탈북자와의 만남 등 각종 행사를 주선해 이화여대생들의 북한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켜 왔습니다.
이규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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