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경수비대, 돈 내면 눈감아줘

2003년 7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성경일(가명) 씨는 최근 북한에 살고 있는 형님 가족 네 명을 중국 조선족을 통해 탈북 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다시 제3국으로 빼내는 데는 미화 1만2천 달러가 필요하다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해왔습니다. 신변안전 때문에 가명을 사용하는 성 씨의 이야기를 이진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형님이 탈북을 하신 경우를 설명해주시죠.

성경일: 한번 중국에 왔다가 북경 남한 대사관을 들어가려고 하다가 그 가족이 잡혔어요. 전에 나와 같이 중국에 같이 들어 왔었는데 형 가족은 당시 잡혀서 중국 감옥에서 북한 감옥으로 이송된 뒤 이번에 저희가 찾았어요.

그러면 형님이 재탈북에 성공을 하신 거군요.

성: 예, 거의 2년 만에 지금 재탈북한 것입니다. 그동안 감시가 심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무산지역, 함경북도 국경연선 지역에 삐라사건 있잖습니다. 김정일 초상화에다 검은 줄 그어놓고, 낙서를 막 써놓고 ...그것과 관련해서 중앙당에서 검열 그룹빠가 내려왔답니다. 그 사람들이 도강해서 중국을 한번이라도 갔다 온 사람은 백 프로 잡아들이는 운동이 벌어졌답니다. 그래서 조사하고 심사하고 심지어 총살까지 한다고 합니다.

형님이 한번 탈북을 했던 전과가 있으니까 걱정이 돼서 더 서두르신 것이군요.

성: 그렇죠, 한국 대사관으로 들어가려고 했던 그런 전과가 있으니까, 남한하고 결탁한 사람, 특히 교회에서 잡혀 나온 사람, 수시로 두만강 넘나들면서 도강을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다 잡아다가 족치는 거죠. 누군지 모르니까 그래서 제가 중국 사람하고 협상을 해서 이 가정만 빼내면 돈은 얼마든지 주겠으니 한번 해봐라 하니까 중국 사람이 북한 쪽 부대하고 알고 지내던 북한 사람하고 통해서 비밀리에 가족을 운반했습니다.

형님 가족을 북한에서 탈출 시키는데 얼마나 시간을 걸렸습니까?

성: 형이 잡혀간 것을 알고는 한 1년 넘게 일을 했습니다. 그간 중국 사람도 내보내고, 북한에서 동생, 형을 찾아서 전화 연결도 해보고 몇 번을 시도 했었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북한 국경경비가 무척 강화 된 것으로 아는데.

성: 국경경비 구역에 군대가 보통 2시간에 한번씩 교대를 합니다. 2명씩 근무를 서는데 그 사람보고 북측 두만강에서 중국 쪽 사람을 만날 테니까 2시간만 경비서는 곳에 나오지 말고 자리를 비워 달라고 해서 경비대가 그때 자릴 비워 줬습니다.

북측 경비병에게 얼마나 뇌물을 줬다던가요?

성: 중국돈으로 2천 원이랍니다. 북한 돈으로는 지금 한 2백만 원 될 겁니다. 아마 북한 실정으로는 가족4식구가 1년을 살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중국 쪽은 따로 있습니다. 넘기는 돈이 다르고 중국 경비병에게 주는 돈은 다르거든요. 중국 쪽은 통 털어서 여기 돈으로 2백만 원을 줬거든요.

미화로는 2천 달러 정도인데.

성: 예, 2천 달러입니다. 중국 쪽은 경비대보다도 경비 구역을 벗어나는데 초소가 3개인가 있는데 그 초소를 숨기기 위해서 ...중국 경비대에게 뇌물을 주자면 한 사람당 중국 돈으로 1만원 정도, 한국 돈으로 1백50만원 정도를 줘야 하니까 그렇게 많이 주고는 또 못하거든요.

그러면 어떤 식으로 중국 국경은 통과를 하게 됩니까?

성: 중국 쪽 모두해서 2백만 원 줄테니까 국경을 통과하게 해달라고 하니까 그 사람들이 중국 법원 차 있잖습니까, 남한으로 보면 국회의원이나, 검사, 판사 그런 한다하는 직위에 있는 그런 사람들의 차를 이용해서 두만강 건너서부터는 검열을 안 받는 차를 타고 국경을 통과 한 것이죠.

서로 연락은 계속 취하면서 북한 국경을 넘는다는 말이죠?

성: 서로 핸드폰으로 다 신호를 하는 거죠. 몇 시에 넘어온다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중국 쪽에서 받아서 움직이고, 밤에 넘어와서 낮에 차가 들어가서 12시간 정도 국경에 있다가 들어왔거든요.

결국은 북-중 국경경비가 강화됐어도 탈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란 말이군요.

성: 가능하죠, 그런데 문제는 비용이죠, 돈만 있으면 솔직히 하거든요.

4명에 2천 달러면 한명에 5백 달러씩 경비가 든 셈이네요.

성: 그런데 그것은 시작에 불과한 돈입니다. 이제부터 큰돈이 들어가죠. 한 사람당 3천 달러씩 국경을 넘는데 돈이 듭니다. 국경을 넘자면 중국 쪽하고, 몽골 쪽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1만2천 달러가 더 든다는 얘긴데요, 너무 돈이 많이 드는 것 아닌가요?

성: 북한에서 탈출 하려면 다 친척 가족들이 이런 경로를 통해서 들어오거든요. 어디 돈을 꿀 데가 없습니다. 이자가지 쳐주겠다고 하는데. 탈북자 친구들하고 가까운 남한 분들, 교회에서 가깝게 지내는 집사님 몇 분이 힘써줘서 탈북 비용을 해결했는데 남은 돈 때문에 매우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7천 달러 정도가 더 필요한데 빌릴 곳이 없습니다.

이제 중국에서 우물쩍 데다가 시간 지체해서 안 좋은 일이 생기면 저 사람들의 운명은 결국 나 때문에 끝나는 겁니다. 좋은 일을 하려다가 오히려 원망을 살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매우 저도 당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