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환율폭등…화폐개혁 후 최고치

중국-김준호 xallsl@rfa.org
2011.11.28
MC: 최근 북한의 암달러 시세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9년 화폐개혁을 실시한 지 2년도 채 안 되어 최고 환율을 기록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돈과 외국화폐의 돈대(환율)가 최근 급등하고 있으며 환율상승의 정점이 어디까지 인지 예측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11월 25일 중국방문길에 나섰다는 평양 주민 진 모 씨는 “내가 평양 떠나던 날 평양의 장마당 환율이 미화 100 달라에 42만 5천원까지 올랐다”며 다음 주엔 얼마나 더 오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중국 단동의 한 대북 소식통은 “신의주의 시장 환율도 미화 100달라당 42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암달라 환율은 2009년 11월 30일에 전격적으로 단행된 화폐개혁 직전의 환율 (미화 100달러당 38~39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화폐개혁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지난주 초(11월 21일)에 중국에 왔다는 청진 주민 민 모씨는 “내가 중국에 오기 전 한때 최고 41만원까지 뛴 적이 있었으나 그 이후 조금 내려서 중국에 오던 당일 날(11월21일) 환율은 미화 100 달라에 38만 5천원선 이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50만원 선까지 가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다” 고 한숨지었습니다.

최근 이처럼 북한의 외화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를 두고 북한 주민들속에서는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의 청진주민 민 모 씨는 ”내년에 전쟁이 날 것이라는 소문이 북한 전역에 파다 하다”면서 “앞으로의 정세가 불안하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조선(북한)돈을 앞다퉈 달라나 인민폐로 바꾸려 하는데다 환전상들은 외화를 사들이는 데만 주력하고 파는 것은 꺼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평양 주민 진 모 씨는 “외화난을 겪고 있는 당국이 외화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돈의 출처는 묻지 않고 시장 환율(암달라 환율)로 교환해 줄 테니 은행에서 환전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당국이 노력한다 해도 은행환율이 시장환율과 같아질 경우 암달라 상인들은 여기에 얼마간 더 얹어 주면서 달라를 사들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외화난에 봉착한 북한당국이 주민들을 상대로 시장환율로 은행에서 환전을 해주는 것도 달라 시세를 올리는데 한몫 한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강성대국 원년을 앞둔 북한당국이 그동안 벌여놓은 대형사업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한 외화 지출로 인해 외화 고갈로 이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면서 “이 같은 환율 상승을 막을 마땅한 정책 수단이 없는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외화사용 전면금지 조치를 다시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북한 내부의 급격한 환율 상승은 장마당 생필품값 급등현상을 불러와 북한주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과 중국을 오가며 보따리장사를 하는 진 모 씨는 “아예 외화로만 거래되는 공산품은 국돈(북한돈)환율의 변동과 무관하게 거래될 터이지만 국돈(북한 돈)으로 거래되는 농산품이나 일반 생활용품들이 장마당에서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돈이 있어도 물건을 살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장사꾼들이 환율폭등으로 물건값이 더 오를 것을 예상하고 물건을 아예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어 일반주민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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