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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당국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가운데, 공포를 조장하기 위해 얼마 전 공개재판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사회적으로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마약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최근 국경 지방에 나온 청진시의 한 주민은 “음력설을 앞두고 청진시 장마당에서 마약 범죄자 3명에 대한 공개재판이 있었다”고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그는 청진시 재판소에서 주관한 이번 공개재판에서 2명에게 징역 15년, 1명에게는 7년형을 각각 선고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최고형인 15년을 받은 사람들은 개인집에 마약 제조 기구를 차려놓고 얼음, 즉 필로폰을 전문 생산했던 사람들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청진시에 소재한 나남제약 공장 관련자들로, 과거 이 공장에 다니면서 마약 제조법을 터득한 뒤,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생산했다는 게 재판을 본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징역 7년형을 받은 나머지 한 사람은 이들이 만든 마약을 주로 국경지방과 평양 등지로 날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공개 재판은 즉결 재판으로 진행됐지만, 사실 이들 3명은 이미 6개월 전부터 보안서에 체포되어 취조를 받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청진시 뿐 아니라 함흥 지방에서도 지난 1월 말 경, 마약 관련 공개재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경지방의 또 다른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로 흘러드는 마약의 대부분이 함흥시에서 제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군 보위사령부 마약타격대가 이미 함흥지방에서 활동 중이라고 RFA에 전했습니다.
북한은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마약 범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공개재판 형식을 취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마당을 공판 장소로 택한 것이나, 직장인들에게 일을 중단시키고 구경시킨 것도 공포를 조장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입니다.
공개재판을 구경한 청진시의 주민은 “재판을 구경한 사람은 어림잡아 수천 명에 달했다”며 “재판 받은 사람들은 청진에서도 꽤 알려진 사람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반 마약투쟁은 김정은의 지시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의 일부 권력층까지 마약에 중독되면서 자칫 체제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독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김정은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현재 함흥과 청진시 장마당 등 공공장소에는 “마약 소지자들은 자수하라”는 포고가 나붙고, “만약 마약을 가지고 있다가 자수하지 않고 단속되면 엄벌에 처한다”는 주민교양이 잇따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