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동물 다큐멘터리, 즉 기록영화가 다음달 남한에서 상영되고 남북이 공동제작한 만화영화의 서울,평양 동시개봉이 추진되는 등 남북의 영화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관련내용을 이장균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남한과 북한이 공동제작한 에니메이션, 즉 만화영화 ‘왕후 심청’이 다음달 남북동시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에서 제작한 동물 기록영화가 역시 다음달 남한에서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 영화는 개봉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동물의 번식이라는 북한제작 영화입니다만 원래 북한에서 붙인 이름은 ‘동물의 쌍붙기’ 죠,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들의 교미장면이 여과없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어서 문제가 됐습니다.
비록 동물이긴 하지만 삽입장면 등이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돼 다섯 차례나 상영보류 판정을 받았다가 지난해 1월 15분 가량을 삭제해서 상영허가를 받았다가 그것도 280분 분량이라 상영 시간이 너무 길어서 68분 분량으로 다시 편집해 18세 이상이 볼 수 있는 조건으로 극장 개봉을 하게 됐습니다.
북한에서 동물이긴 해도 이렇게 노골적인 장면의 영화를 제작한 것도 좀 이색적인데요. 제작기간도 상당히 오래 걸렸다면서요?
다큐멘터리, 그러니까 기록영화 형식의 이 영화는 인간과 친숙한 동물들의 번식과정을 통해서 그들의 치열한 생존본능을 보여주는 영화로 알려졌는데요.
일부러 연출해서 촬영하기 어려운 자연적으로 이뤄지는 동물의 교미 장면들을 담기 위해 제작사인 ‘조선 과학영화제작소에서 무려 6년 동안이나 동물들을 따라 다녔다고 합니다.
등장하는 동물은 사자, 호랑이, 인도코끼리, 기린, 토끼, 원숭이 등 총 68종의 다양한 동물들입니다. 특히 희귀동물들의 번식과정을 꼼꼼하게 담아놓았기 때문에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번식을 위해서도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거기에 인민성우가 유쾌한 설명으로 재미를 더해준다고 배급사측인 나래필름은 남한 언론에서 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남한에서 상영되는 동물의 번식은 북한영화로서는 남한에서 두 번째로 상영되는 영화죠?
그렇습니다.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 머물 때 만든 ‘불가사리’ 가 2000년 7월 개봉됐지만 흥행에는 실패했구요. 이번에 ‘동물의 번식’이 남한에서 상영되는 두 번째 북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상영허가는 받고도 상영되는 못한 영화가 있었죠.
우키시마호 참극을 담은 북한판 타이타닉이라 할 수 있는 ‘살아있는 령혼들’은 2001년과 2002년에 걸쳐 남한 내 상영을 추진했지만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우키시마호 사건은 1945년 해방이 되면서 일본에 있던 동포들을 싣고 조국으로 돌아오려던 배가 일본 항구에서 원인모를 폭발로 두 동강이 나면서 수천 명의 동포들이 사망한 사건입니다만 아직도 그 진상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한의 영화진흥위원회는 북한 개성공단에 ‘남북영화교류센터’를 설립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밖에 남북영화교류와 관련한 이모저모를 소개해 주시죠.
네. 영화진흥위원회는 개성공단에 ‘남북영화교류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담은 제안서를 문화관광부에 제출하고 북한 측에도 같은 내용의 제안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영화진흥위원회측은 개성공단에 센터를 설립해 영화기술 인력을 양성하고 남북의 영화를 상연하고 각종 공연도 갖는다는 계획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와 함께 남북 애니메이션 교류센터 설립을 비롯해 영화 ‘압록강은 흐른다’ 제작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밖에도 지난달 민족화해협의회가 북한작가 홍석중씨의 소설 ‘황진이’를 남한에서 영화로 만들기로 하는 등 최근들어 남한과 북한간에 영화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장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