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시멘트 800만 톤 생산목표 달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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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연간 시멘트 800만 톤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사실상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5일 '전략적 가치, 그러나 제한된 전망: 북한의 시멘트 산업'(Strategic Value, but Limited Prospects: North Korea's Cement Industry)이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800만 톤의 시멘트, 평양시 5만세대 살림집, 검덕지구 2만5000세대 살림집 건설' 등 건설부문에서만 정확한 목표 수치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지난 1월 김 총비서가 수치를 공개한 시멘트 800만 톤 생산 목표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평균 연간 시멘트 생산량은 약 600만 톤으로, 김 총비서는 약 200만 톤 증가한 연간 800만 톤으로 실현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앞서, 김일성 주석은 1980년 6차 당대회에서 시멘트 2천만 톤을 생산하겠다는 다소 과장된 목표를 세운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현재 북한이 국경 폐쇄와 경화(hard currency), 즉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시멘트 800만 톤 생산이라는 목표마저도 이루기 힘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시멘트 원자재가 북한에 있지만, 시멘트를 생산하기 위한 장비, 전기, 유류 등 운영비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시멘트 제조에는 무연탄이 필요하고, 무연탄을 사용하려면 중유를 주입해야되는데, 현재 북한에서 중유를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이 매우 비싸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시멘트 부족으로 인해 북한의 다른 건설 사업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해 당 창건 75주년 10월 10일을 맞아 야심 차게 추진했던 평양종합병원 건설도 현재 목표시한을 약 7개월 넘겼지만 아직도 문을 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보고서는 현재 북한이 국경봉쇄로 건설 산업을 위한 핵심 자재 등을 수입하기 어렵고, 시멘트도 수출하기 위한 충분한 품질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William Brown)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시멘트에 필요한 무연탄, 석회암 등 모든 원자재를 보유하고 있어 시멘트 생산에 이상적이긴 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목재와 아스팔트 부족을 감안할 때 많은 양의 시멘트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경봉쇄와 대북제재로 인해 시멘트 생산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김정은 총비서가 건설 사업에 필요한 더 많은 시멘트를 원한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현재 북한이 건설에 필수적인 자재들을 수입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국경봉쇄와 전반적인 경제 쇠퇴는 김 총비서에게 압박을 주고 있다면서, 시멘트와 건설 자재도 그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경제가 산업의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한 자본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멘트 등 건설 자재 생산과 공급은 계속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코로나 19 상황 장기화로 국가와 민생 경제가 악화된 상황 속에서 북한 당국이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무리하게 강행하면서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와 함께 평양 시민들의 불만도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 소식통이 지난달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한 소식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철거민들에 대한 이주대책 없이 서둘러 평양 사동구역 주택 착공에 들어가면서 원주민들이 갑자기 살 곳을 잃는가 하면, 건설 현장에 청년들은 물론 가정주부 등 여성들까지 동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