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으로 본 신의주 수해 “4km 물줄기 생겨”
2024.08.05
앵커: 위성사진으로 압록강 일대 홍수 피해 상황이 일부 확인됐습니다. 지난달 27일 폭우로 불어난 물로 인해 섬을 가로지르는 긴 물줄기가 생겼고, 일부 제방은 무너졌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2일 촬영한 위성사진입니다.
압록강의 하중도인 위화도가 뿌연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위협적인 물줄기가 신의주 일대 곳곳에 흐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구름에 가려 볼 수 없던 신의주 주변 지역 홍수 피해 상황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폭우가 내리기 전 7월 15일에 촬영된 사진과 비교하면 불어난 압록강 물줄기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7월 15일(왼쪽)과 8월 2일에 위화도를 촬영한 위성사진. 압록강이 불어나 위화도의 저지대 일부가 침수됐다. / Planet Labs
제이콥 보글 미국 민간위성 분석가는 위화도 내 다수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저지대를 포함한 넓은 지역이 침수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대부분의 피해는 농경지와 농업 건물에 국한된 것으로 보이지만, 홍수가 심했을 때는 몇십 채의 주택이 일부 침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위화도의 동하리 마을의 경우, 홍수 방벽이 무너져 섬의 저지대가 물에 잠겼고, 약 4km 길이의 일시적인 물줄기가 생겨 섬을 가로질렀다고 보글 분석가는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의주 정수장 역시 이번 홍수로 피해를 입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옵니다.
보글 분석가는 최신(8월2일) 촬영된 위성사진 상으로는 정수장이 물에 잠기지 않았지만, 지난 7월 말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침수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식수 부족 및 정수 시설 고장으로 수인성 전염병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복수의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1일 여름철 집중호우로 오염된 물에서 각종 질병이 확산한다며 주민들에게 물을 끓여 마실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탈북민 박지현 아태전략센터(CAPS)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상하수도 시스템이 취약하고 주민들의 면역력이 약해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등 전염병에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지현 연구원: 수돗물이 잘 안나오니까 사람들이 강물이나 우물에 의존해서 많이 살거든요. 근데 우물도 한국은 수질 검사를 하잖아요. 북한은 전혀 그런 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우물이나 강물을 마시면 배탈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박 연구원은 “물난리 이후 오염된 물로 인해 배앓이를 겪어도 당국 탓이 될까봐 두려워 수질 탓을 할 수 없다”며 “지금도 말은 못하고 수인성 전염병으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관련 기사>
신의주 정수장은 지난 2010년 8월 중순에도 사흘간 내린 폭우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 유니세프, 즉 유엔 아동기금이 양수시설 복구를 위해 수송관을 전달했고, 적십자사는 압록강 유역의 북한 주민 1만 6천명에게 580만 리터 이상의 식수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이 여전히 국제지원기구 직원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2010년과 같은 적극적인 지원 및 재건 작업이 가능할 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유니세프는 지난 2일 RFA에 “북한과 협력하는 유엔 기구들은 이번 수해 피해상황에 대한 공식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한국 정부의 수해 구호물자 지원 제의에도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