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북한 채소 가격 급등
2024.12.02
앵커: 함경남도 함주군에 자리한 연포온실농장이 주요 채소 공급기지로 부각된 가운데, 겨울철 채소 소매가격이 역대 최고로 올랐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압니다.
지난 2022년 2월 착공해 그해 10월(당창건기념일) 준공된 연포온실농장은 인민들에게 사철 신선한 채소를 공급한다며 김정은 총비서가 관심을 두고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이 농장이 주변 지역 채소의 공급을 대부분 독점하고 가격상승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주(11월 25)부터 함흥 장마당에서 풋고추, 오이 소매 값이 폭등했다”며 “고추 1킬로 3만원(1.03달러), 오이 1킬로 4만원(1.37달러)”이라고 전했습니다.
12월 초 함흥시장 외화 환율은 미화 1달러에 북한 내화 2만9천원, 중국돈 1위안에 3,400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온실 남새가 급등한 것은 연포온실농장에서 (남새를) 달리기 상인에게 도매하는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마당 소매가도 오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최근 환율 급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11월 1일 미국 달러에 대한 북한 원화의 가치, 즉 원·달러 환율은 1만 9,000원에서 같은 달 15일 2만 5,000원으로 급등하고 30일엔 3만원 가까이 뛰면서 채소 가격도 함께 올렸다는 분석입니다.
주로 환율은 수입 물품에만 영향주지만 환율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자 국영 온실농장이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채소 가격 올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소식통은 이어 “11월 초만 해도 연포온실농장에서 고추 1킬로 1만5천원(0.51달러), 오이 1킬로 2만원(0.68달러)에 도매했다”며 “11월 중순부터 가격이 올라 지금은 고추가 2만5천원(0.86달러), 오이 3만5천(1.2달러)에 도매된다”고 부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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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길주군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사철 남새는 대부분 함주에 자리한 연포온실농장에서 재배된 것”이라며 “(북한에서) 규모가 가장 큰 연포온실농장 남새는 함경도와 양강도 등 전국 장마당에 짐쏘기(개인운송)로 유통된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겨울에는 온실 남새 가격이 오르긴 하지만, 올해처럼 부루(상추) 값까지 급등한 것은 처음”이라며 “부루 한단(30개잎)에 2천원(0.06달러)에서 5천원(0.16달러)으로 올라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부터 장마당 환율이 급등해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남새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남새를 장마당 가격으로 도매하는 연포온실농장에서 11월부터 가격을 대폭 올려 장마당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인민들에게 사철 신선한 남새를 공급해준다며 최고존엄이 직접 착공식에 참가해 9개월 만에 준공된 연포온실농장이 운영되면서 개인의 온실 운영도 통제되더니 남새 유통(공급)을 당국이 독점하여 가격 상승까지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에는 차광수비행군관학교 실습비행장 부지에 2018년 착공하여 2019년 완공된 함경북도 중평남새온실농장과 2023년 2월 평양 외곽에 있던 강동비행장 부지에 착공되어 지난 3월 준공된 강동온실농장도 운영되고 있지만, 280정보(약 277만㎡)의 부지에 건설된 연포온실농장보다 온실 규모가 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평남새온실농장과 강동온실농장에서 재배되는 과일과 채소는 주요 군부대와 평양시민들에게 공급되고, 일부 채소가 장마당에 도매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