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자 월급 인상에 장마당 물가도 상승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4.05.24
북 노동자 월급 인상에 장마당 물가도 상승 한 평양시민이 통일시장에서 야채를 사고 있다.
/AP

앵커: 북한 당국이 공장기업소 노동자의 월급을 인상한 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국가의 물자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화폐 유통량만 증가해 나타나는 부작용이란 지적입니다북한 내부소식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4월 초 평안남도 은산군 장마당에서 무연탄은 1톤에 15만원(미화 16.5달러), 돼지고기 1킬로는 23(미화 2.53달러)원에 판매됐지만 5월 중순 이후 무연탄 1톤이 28만원(미화 30.7달러), 돼지고기 1킬로는 3만원(미화 3.29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평남 현지 시장 북한 원화와 미국 달러 환율은 1달러에 8,800원에서 11,000원까지 상승했다가 9,100원으로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4월부터 공장노동자의 월급이 공식적으로 인상(2,300원애서 5만원)되면서 달라진 것은 장마당 물가가 오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관련기사)

 

국영공장 노동자의 월급 가치를 장마당 물가로 현실화함으로써 계획경제 복원과 민생안정을 의도했으나 국가 공급이 그에 미치지 못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양곡판매소에서도 입쌀과 강냉이 등 곡물 가격이 올랐다”면서 “국가에서 곡물을 풀어주지 못하고 종이돈만 많이 찍어 월급으로 지급하니 돈주에게 곡물을 넘겨받고 있는 양곡판매소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현재 평남 일대 지방정부 산하 양곡판매소에서 주민들에게 판매하는 쌀 1킬로 가격은 6,800옥수수쌀 1킬로는 4,300원인데 공장노동자의 월급 인상 전(4월 이전)에 비해 10% 이상 상승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국가정책으로 공장노동자의 월급이 인상된 후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2002) 7.1조치 이후 장마당 물가가 크게 오른 것과 같다”고 밝혔습니다.

 

2002 7 1일 발표된 경제관리개선조치 중 하나는 공장노동자의 임금을 현실화하는 것이었는데당시 기존 월급(65) 18~20배로 인상한 바 있습니다.  

 

소식통은 “당시 장마당 물가로 공장노동자의 월급이 인상되자 처음에는 반응이 좋았다”며 “하지만 식량과 의류, 석탄 등을 국가에서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다 보니 장마당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인상된 월급은 강냉이 1킬로도 살 수 없는 가치로 하락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국영공장에 국가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자력갱생만 강요되는 상황이어서 중국 시장에서 원자재 등을 수입해 의류와 신발 등을 생산하는 공장 입장에서는 생산된 제품을 장마당 가격으로 판매해야 하므로 월급 인상은 별 의미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이어 “지난 4월부터 공장노동자 월급이 20배 인상되어 국돈(북한 원화)이 많아지자 길거리에서 대중이 사먹는 두부밥 한 개 가격이 250원에서 350원으로 올랐다”며 “일부 주민들은 앞으로 식량과 생필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며 사재기에 나서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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