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의료협력에 미 전문가들 “북 고위 지도층만 혜택”
2024.04.25
앵커: 북한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국이 의학분야에서도 밀착을 과시했습니다.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북한에 의료 전문인 양성, 의료 관광 등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러시아 보건부는 24일, 미하일 무라시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이 정무림 북한 보건상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양국이 보건의료, 의학 교육, 과학 분야에 관한 합의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무라시코 장관은 이 회담에서 의료 인력 훈련, 의료 관광 등 의료 분야의 다양한 측면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무라시코 장관은 “북한 의료인력은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전문적으로 양성될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은 러시아 의료 시설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 2020년,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왁찐(백신)을 들여와 접종을 시작하는 등 의료부문에서 러시아를 신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러시아의 의료협력에서 북한이 가져오는 기술은 결국 북한 지도층만 누리는 혜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 지난 수년간 북한은 식량이나 기타 경제적 혜택에 대한 제안도 거부해왔는데, 이는 북한 주민들을 서방의 지원으로부터 고립시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러시아와의 의료 지원이나 교류가 늘어나면 고위 지도층만 혜택을 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러시아에 보내는 모든 군수품과 미사일에 대한 대가 중 하나로 의료 지원이 제공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러시아 의료 기술에 기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일반 북한 주민들이 러시아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아마 고위층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러시아 의료 시스템이 북한보다 낫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분명 한계도 있습니다.
러시아 보건부에 따르면 북한 보건성 대표단은 특히 암 전문 의료 교육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북한 대표단이 러시아 보건성 산하 블로킨 국립암연구소를 방문했는데 암 치료제 조달, 암 전문가 양성 등에 관한 양국 관계 발전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러시아 보건부는 밝혔습니다.
또한 대표단은 정형외과를 위한 프리오로프(Priorov) 국립 외상·정형외과 연구소, 쿨라코프(Kulakov) 국립 산부인과 연구소, 피로고프(Pirogov) 의과 대학 등도 방문해 러시아의 의료 수준을 확인했습니다.
한편 존스 홉킨스 대학이 각국의 의료수준을 평가한 결과 북한의 의료 수준은 195개 국가 중 193위로 의료 수준이 가장 뒤떨어지는 나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의료보장의 질적 수준이 낮고 의료 인력의 전문성도 낮다고 알려져 있는 북한은 지난해 대외용 매체인 ‘메아리’를 통해 ‘의사 재교육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며 북한의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이번에 합의한 북한과 러시아의 의료 협력으로 북한의 의료 수준이 한단계 높아질 지 관심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