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북 탈취 1억 달러 암호화폐 세탁 혐의 러시아인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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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 연관된 자금 세탁 혐의로 아르헨티나에서 러시아 국적의 용의자가 체포됐습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그가 북한이 탈취한 1억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받아 세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르헨티나 당국이 북한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 연관된 수백만 달러의 암호화폐를 세탁한 혐의로 러시아인을 체포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유력 일간지 라 나시온(La Nación)은 22일 아르헨티나 사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라 나시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연방 경찰은 이번 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불법적인 외화 거래를 수행하는 금융업체를 수색해 그 책임자인 29세의 러시아 국적자 V.B.를 체포했습니다.

이 사건의 조사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해킹 그룹 라자루스가 2022년 6월 하모니 브릿지 해킹을 통해 훔친 수백만 달러 상당의 자금 일부가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암호화폐 지갑으로 유입됐다는 정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습니다.

라 나시온은 V.B.가 북한이 해킹으로 탈취한 1억 달러 상당의 자금을 포함한 암호화폐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야다롤라 판사는 V.B.가 러시아와 아르헨티나를 거쳐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와 사용자들을 통해 자금을 삼각 거래하면서 추적을 피하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V.B.는 경찰이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매달 거주지를 옮겼으며, 경찰은 그가 소유하고 있던 암호화폐 업체의 협조를 통해 새로 임대한 아파트에서 그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전해졌습니다.

미국의 블록체인 분석 회사 TRM Labs 역시 23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 사건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용의자 추적에 협력한 TRM Labs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연방 경찰은 V.B.를 체포할 당시 12만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와 그가 관리하던 다른 자산에서 추가로 1,600만 달러를 압수했습니다.

압수된 자산 중 라자루스로부터 받은 불법 자금의 정확한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V.B.는 라자루스 외에도 아동 성 학대물 판매자와 테러 자금 조달자 등 다양한 불법 행위자들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아 이를 세탁된 깨끗한 암호화폐와 법정 화폐로 교환하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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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은 불법 자금 세탁의 거점으로 러시아 거래소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상자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북한 해커들은 2021년부터 러시아 거래소 이용을 점차 늘려왔으며, 2022년에는 약 2,100만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을 러시아 거래소로 이체했습니다.

체이널리시스는 이러한 북한의 러시아 거래소 이용 확대가 “두 국가 사이에 사이버 지하 세계의 파트너십이 크게 확대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