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무산 철광산도 태풍으로 침수”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9.21
Musan_mine_b 무산군 철광산 모습.
/Reuters

앵커: 최근 잇달아 한반도를 강타한 장마와 태풍 10호 하이선 등으로 인해 북한 최대의 철광산 중 하나인 무산군 철광산이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함경북도 무산군의 태풍 피해가 심각하다는 현지 취재협력자의 말을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함경북도 중심으로 해서 태풍 10호(하이선)가 지나갔는데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함경북도 무산군과 회령시의 취재협력자에게 조사를 의뢰해서 현지에서 리포트가 왔습니다. 무산군은 아시다시피 철광산이 있습니다. 거기가 많은 피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장마에 이어 8월 후반부터 연속으로 태풍 8호(바비), 9호(마이삭), 10호(하이선)가 한반도를 강타했는데 그 중 북한 최대 철광산 중 하나인 무산 광산이 침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태풍 10호에 의한 폭우로 철광산과 연결되는 다리도 유실되고, 산사태로 도로가 막힌데다 철도 선로도 파괴되면서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취재협력자의 전언이라고 그는 밝혔습니다.

게다가 협동농장원이나 광산노동자들이 콩이나 고추 등을 재배해 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 수입을 얻기 위해 일궜던 산비탈 ‘소토지’가 유실됐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전했습니다.

이들은 본업만으로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산비탈에 이른바 ‘소토지’에서 밭농사를 지었는데 이번 태풍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초 함경북도를 시찰하면서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곡식 재배 여부에 개의치 말고 산에는 무조건 나무를 심으라는 명령을 내려도 뇌물을 받은 관리들은 어느 정도 눈감아 주고 있었지만, 이번 피해로 단속이 강화되고 ‘소토지’ 경작이 완전히 금지될까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1만 2천 여명의 평양 당원돌격대를 피해지역에 보냈다는 북한 매체의 잇단 보도들에도 불구하고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복구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동원된 인원들이라는 것이 취재협력자의 설명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북한 당국에서는 대외 그리고 대내용으로 복구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고 성과가 있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서, 몇 개 특정한 지역만 보도하고 인력과 자금을 지출하고, 그 이외 제외된 지역은 거의 방치 상태가 아닌가 그런 예측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최근 북한 매체 보도에 소개되는 깨끗하게 복구된 재해 지역들은 김 위원장이 현지시찰한 지역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시찰 지역이 아닌 함경북도 무산과 회령 등 적지 않은 피해 지역은 인력∙자재, 재원의 지원을 받지 못해 피해 복구 사업에 차질을 보이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북중 국경지대에 가까운 이들 지역에서는 기업소나 기관들이 복구 사업을 배정 받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 때문에 중앙의 지원이 없이 선뜻 작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인명 피해 등 자세한 피해 규모는 현지 협조자를 통해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위원장이 재해 현장을 방문해 군과 당원 등이 복구 사업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말끔하게 재건된 살림집에 만족감을 보이는 등 북한 매체들의 희망적 보도들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민들은 곡창지대 수해와 ‘소토지’ 경작 중단 등으로 인한 생계 악화에 불안해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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