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수해민 새집 단둥 앞 강변에 건설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09.27
신의주 수해민 새집 단둥 앞 강변에 건설 중국 단동에서 바라본 북한의 신의주 새 살림집 건설 현장.
/ RFA PHOTO-김지은

앵커최근 신의주 지역의 강변에 고층 건물이 건설되는 현장을 중국 단둥에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주민들은 수해를 겪고도 강변에 살림집을 짓는 것은 물론주민의 살림집을 외부에서 신의주시를 볼 수 없도록 방패 삼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7월 말 북부 국경지역 일대에서 발생한 수해를 복구하기 위해 주택 건설을 다그치는 가운데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는 소식입니다수해로 집을 잃은 주민을 위해 건설하는 살림집이 강가에 건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 25일 “요즘 당에서 전국적인 총동원령을 내려 수해지역 복구를 다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작 수해를 당한 주민들은 당의 주택건설 구상에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총비서(김정은)의 수해복구 지시에 따라 새 살림집이 건설되는 수해 지역은 날을 따라 변모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재해방지 대책을 완전무결하게 세운 데 기초해 건설한다던 살림집이 주로 강변에 지어지면서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 현재 진행중인 수해 복구 과정에서 살림집 건설이 주로 강가, 물녘에 위치해 있어서 수재민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강가에는 원래 건물이 들어서 있지 않았던 지역으로 새로 택지를 개발해 살림집을 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중국 단둥 지역에서는 최근 육안으로 신의주시 압록강 강변을 따라 여러 개의 고층 건물이 건설되는 현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11층까지 올라간 건물 골조 뒤로 기중기가 설치된 것으로 보아 건물은 현재 건설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소식통은 “강변에 건설 중인 것은 수해민을 위한 아파트라고 하는데 수해의 재발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면 내륙에 지어야 할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처럼 새로운 살림집이 강변에 건설되는 이유로 당국이 국영용도의 부지를 우선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중심지역의 큰 부지는 주로 농경지나 사적지 등 국가의 용도로 먼저 지정하고 강변에 남은 부지에 새집을 건설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소식통은 “당에서 수재민들이 살 집을 국영농장이나 정부의 공공시설 용도로 지정하고 나머지 부지에 건설하고 있다”며 “당에서 원래 있던 건물을 헐고 그 위치에 적당히 짓는 현상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며 새 살림집을 강변에 배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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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2024년 8월 31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 하단리 인근에 수해 복구 인력을 위한 임시 건물 단지가 넓게 형성돼 있다. /Planet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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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 26일 “요즘 주민들 속에서 새 살림집에 대한 여론이 분분하다”면서 “새로 건설하는 살림집들이 대부분 수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강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과거에도 압록강변에 태양아파트를 건설한 것을 두고 중국에서 망원경이나 손전화로 신의주의 태양(김일성김정일)동상 동정을 보기 때문에 방패 삼은 것”이라며 강변에 건설되는 수해민 아파트 역시 비슷한 목적일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2020 8월 준공된 원모양의 태양 아파트는 김일성을 상징하여 태양을 형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5층 고층 살림집으로 알려진 태양 아파트는 건물 상단에 ‘일심단결’이라는 선전 문구가 붙어있고 단동 압록강변의 대표 관광지에서 가장 잘 보이는 건물입니다.  

 

북한 당국은 중국에서 깜깜한 밤에도 유일하게 불이 밝게 비치는 김부자 동상(신의주 태양동상)을 찍어 인터넷 등에 올리는 경우가 많아 바로 그 앞에 태양 아파트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말끝마다 ‘위민헌신’을 떠들며 인민을 위한 정책을 선전하던 당국이 이번에 건설하는 수재민 살림집도 인민을 위한 것이라고 선전하겠지만 이런 선전에도 불구하고 강변에서 살게 될 수해민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고 강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수해로 물에 잠겼던 위화도 주민들도 섬 중심이 아닌 (수해 발생시)바닷물이 범람하는 섬 변두리에 살림집을 건설하게 한 당국의 처사에 불만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7 31 “압록강 하류에 위치한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는 무려 4,100여 세대에 달하는 살림집과 3,000여 정보(헥타르)의 농경지수많은 공공건물과 시설물도로철길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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