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 철교 위 북-중 오가는 대형 트럭 가득
2024.09.25
앵커: 최근 중국의 단동 세관을 통해 대량의 물류가 북한으로 유입되고 있는 현장 영상을 자유아시아방송이 포착했습니다. 북중 양국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통해 연일 수많은 대형 트럭들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중 압록강 철교에 늘어선 끝이 보이지 않는 트럭들 2024년 9월 23일 오후 1시 촬영 (현지시각 정오) (영상-김지은)
중국 료녕성 단동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3일 “요즘 매일 100대가 넘는 대형 트럭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낮에 보면 대형트럭이 압록강 철교(중조우의교)를 꽉 채우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들어 북조선과 중국의 얼어 붙었던 관계가 조금씩 풀리는 것 같다”면서 “그것은 북중 간 압록강 철교를 통해 북조선과 중국을 오가는 차량을 살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낮에 자재를 싣고 북한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중국 트럭들 2024년 9월 23일 오후 9시 30분 촬영(현지시각 오 8시 30분) (영상-김지은)
또 “오늘 압록강에 나가보니 약 1km(944m)에 달하는 압록강철교에 북조선과 중국을 잇는 끝에서 끝까지 대형 트럭이 꽉 차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면서 “강가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이 철교 위의 차량이동 광경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요즘 (화물)차량 이동이 늘어난 배경은 중국에서 생산하던 의류를 북한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 원단과 자재, 설비를 (북한으로) 실어 나르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북조선 관계자와 연계가 있는 중국의 한 대방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소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조선으로 가는 차량은 대개 40톤 화물 적재가 가능한 대형 트럭들”인데 “이 차량들은 단동에서 신의주까지만 이동한 후 화물을 내려놓고 밤중에 다시 돌아온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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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단동의 또 다른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요즘 북한으로 많은 량의 물자가 유입되고 있다”면서 “건설에 필요한 자재 외에도 다양한 생산 관련 자재도 대량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차량에 적재된 물품 중 대부분은 최근 발생한 신의주, 의주, 자강도, 양강도 홍수피해 지역 복구에 필요한 건설자재”라면서 “그 외 북조선 파견 노동자들이 중국에서 생산하던 것을 이제는 북조선에서 임가공(주문 생산)하려고 들여가는 관련 자재”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임가공 자재를 북조선에 보내게 된 것은 해외 파견이 어려운 대상(북한 노동력)을 동원해 생산량을 늘리려는 북조선 측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면서 “(향후) 중국 현지에서 상품을 생산하지 않고 이제는 북조선에 자재를 보내어 임가공(주문)형태로 상품을 생산해 다시 중국으로 보내 최종 포장만 중국에서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과거에도 북조선 평양에 법적 주소지를 둔 일부 중국 기업에서 중국산 자재로 의류와 전자제품을 북한에서 생산한 후 (최종적으로는) 중국산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이유에 대해 먼저 중국으로 파견할 북한 노동자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파견 인력 선발 기준이 파견 대상의 부모, 형제, 친척, 사촌에 이르기까지 위법행위를 하여 교화형을 받은 자가 없어야 하고, 행방불명자, 탈북민이 없어야 하며 과거(조부모)의 신분토대가 깨끗해야 하는데 이런 노동자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파견된 북한 노동자 뿐 아니라 파견 간부들의 의식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밝혔습니다.
외국에 파견되면 외국인들을 접촉하게 되면서 북한 체제와 최고지도부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게 되고 또 북한 체제에 대한 비화들을 접하게 되는데 이렇게 입력된 북한의 당과 수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중국 입장에서는 대북제재로 북한산으로 표시해서는 수출이 어렵기 때문에 북한에서 주문 생산한 제품을 중국산으로 바꿔서 판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당국은 자국 노동자들을 중국에 파견하는 동시에 국내(북한 내) 임가공(주문) 생산까지 늘리며 이중으로 외화벌이를 해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타산”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압록강 철교에 늘어선 차량을 일일이 셀 수 가 없지만 얼핏 보기에도 하루 100대 이상의 차량이 북조선으로 물량을 실어 나르고 있다”면서 “북조선과 중국의 양국 쌍방이 상호 이해적 견지에서 각종 교류에 합의한 결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