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코로나19에도 해외노동자 파견 준비 중”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0.03.24
dandong_bus-620.jpg 북한 사람들로 보이는 노동자들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 세관 부근에서 단체로 버스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그동안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때문에 중단됐던 북한의 불법 해외노동자 파견이 다시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외무성 외교관 출신인 탈북자 김 모 씨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해외노동자 파견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김 씨는 평양에 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얼어붙었던 중국, 특히 북중 국경도시들에서 전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내려졌던 이동제한과 영업중단 등의 조치들이 일부 풀리면서 조만간 노동자 파견도 다시 시작되고 봉쇄됐던 국경도 조금씩 열릴 거라고 전했습니다.

김 전 외교관: 이제 곧 내보낼 겁니다. 북한에서 (노동자들을) 점차적으로 내보낼 거란 소리가 있다는 거죠. 대북제재를 피해가지고 관광비자 형식으로 나간다는 것이죠. (일단) 중국 쪽으로만 갈 겁니다. 러시아 쪽은 얼어붙었단 말입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사정에 밝은 중국 단둥 쪽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일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노동자들이 단둥 해관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갔습니다. 또 러시아도 5월 1일부터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는 게 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또 다른 북한 내부 소식통은, 지난 설날 연휴동안 중국에 파견됐던 북한 해외노동자 3천여 명이 3개월 체류 복수비자, 즉 여행사증 갱신을 위해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으로 되돌아 가지 못했다며, 이들부터 다시 내보낼 가능성이 크다고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한국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쪽은 5천명 이상, 그리고 중동지역으로 가는 북한 노동자도 100명 정도 준비 중입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의 불법 해외 노동자 파견 움직임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24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은 지난 해 12월 22일까지 자국 내 모든 북한 노동자를 본국으로 송환해야 하며, 그 이후라도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대북제재 위반입니다.

이 때문에 관광비자나 학생 비자 등 편법을 이용한 북한 당국의 노동자 해외 파견이 예상돼 보다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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