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당국의 밀·보리 풍작선전에 “황당”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4.11.27
북 주민들, 당국의 밀·보리 풍작선전에 “황당” 평양 부근 한 농장에서 농부들이 곡식을 수확하고 있다.
/AP

앵커: 북한 당국은 올해 밀, 보리 농사에서 예년에 없는 풍작을 이룩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5일 “요즘 당에서 강연을 통해 알곡생산구조를 바꿀 데 대한 당 정책의 정당성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모든 농장에서 알곡 생산구조를 무조건 바꾸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주 강연은 황해남도 강령군 읍농장의 올해 밀, 보리농사작황을 사례로 진행했다”면서 “이 농장에서 알곡생산구조를 바꿀데 대한 당 정책을 절대성, 무조건성으로 받아들인 결과 예년에 없는 풍작을 이룩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올해 밀, 보리 농사의 풍작은 전적으로 원수님(김정은)의 현명한 영도의 고귀한 결실이라고 주장했다”면서 “강냉이밥이 아닌 백미밥, 밀가루 음식을 먹이려는 원수님(김정은)의 가르침은 어디서나, 어떤 조건에서나 풍작을 이룰 수 있는 진리라고 강조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강연에 참가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이었다”면서 “김일성 시대에는 강냉이를 정보(헥타르)당 수확고( 7~8t)가 가장 높다며 밭곡식의 왕으로 불렀는데 김정은 시대에 와서는 갑자기 (강냉이 대신) , 보리작물로 생산구조를 바꾸라고 지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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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남도의 비탈진 곳에 조성된 밭에서 농부들이 밭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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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26일 “가을걷이가 마무리된 요즘 당에서 알곡생산구조 변경에 대한 선전을 하고 있다”면서 “전국의 농장과 기관, 기업소, 주민들에게 밀, 보리 생산의 정당성을 주입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대부분의 농장에 밀, 보리를 심을 데 대한 지시는 지난 2021년 내려졌다”면서 “당시 황해남도에 닥친 태풍의 여파로 강냉이밭이 물에 잠기면서 알곡소출감소로 이어지자 당에서 해마다 8~9월 장마철에 홍수피해를 입지 않고 6월에 수확할 수 있는 밀, 보리로 알곡생산의 방향전환을 지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하지만 무작정 강냉이 대신 밀, 보리로 알곡생산구조를 바꾼다고 더 높은 소출이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농사를 잘 하려면 지역특성에 맞게 소출을 많이 낼 수 있는 종자, 시기별 비료, 농기계가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작년에는 그나마 당에서 황해도를 알곡생산의 최전방, 김정은 자신이 알곡전선의 최고사령관이라며 전적으로 종자와 비료, 농기계를 보장했다”면서 “하지만 이 모든 영농조건을 지속적으로 보장하지 못하면 향후 알곡생산 증가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는 밀, 보리 생산면적을 늘일데 대한 당의 방침을 억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면서 “식생활문화를 개명해야 한다는 원수님의 방침때문에 밀, 보리를 심는 것이지 실제로 강냉이보다 밀, 보리가 소출이 높다는 확신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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