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골프장서 ‘한국산’ 버젓이 사용 중
2024.08.27
앵커: 북한 평양 골프장에서 한국산 골프 용품이 포착됐습니다. 지난 2007년 한국 골프 용품 업체가 북한에 기증한 것을 현재까지도 사용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5일 북한에 거주하는 러시아 여성 ‘비카’가 자신의 온라인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린 영상입니다.
초록이 물든 평양 골프장.
비카가 골프채를 휘둘러 공을 치자,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캐디(경기봉사원)가 박수를 치며 축하합니다.
이어 비카는 캐디가 운전하는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카트 뒤에 실린 골프채 가방이 눈에 띕니다.
영어로 ‘Lance Field’, ‘랭스필드’라는 상표명이 적혀 있습니다.
한국의 골프 용품 업체입니다.
초록색과 파란색 방패 모양의 배경에 금색의 A문양, 그 아래에는 빨간색 깃발이 그려진 랭스필드의 로고도 보입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골프장에서 한국산 골프용품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이 골프채 가방은 지난 2007년 5월 랭스필드가 북한에 전달한 것 중 하나로 추정됩니다.
랭스필드의 양정무 대표는 당시 남북한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2007 평양-남포 통일자전거 경기대회’ 기간 북한을 방문해 평양 골프장에 골프채 30세트를 기증했습니다.
비카의 영상과 사진에서 관찰된 골프채 역시 당시 양 대표가 기증한 랭스필드의 ‘LF701’과 ‘골드’라인 상품으로 보입니다.
이 업체의 용품은 지난 2015년에도 북한에서 확인된 적 있습니다.
2015년 10월 열린 제 5회 평양 국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랭스필드의 골프채와 가방을 사용한 겁니다.
대회를 주최했던 루핀 여행사의 딜런 해리스 대표는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무료로 대여해 준 골프채는 한국제 랭스필드였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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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총비서는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제1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북한 내 한국에 대한 적대감을 고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평양 골프장은 2007년에 기증받은 한국산 골프채 세트를 18년 째 회원들에게 대여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5월 평양 골프장에서 열린 ‘봄철 골프 애호가 경기’에 참가한 골퍼들이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의류 상표, 나이키를 착용한 모습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