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해외파견 간부 여권도 회수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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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해외 주재 인력회사, 무역회사 대표들과 간부들의 여권을 회수해 해당지역 영사관에서 보관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과제금 미납 등으로 압박감에 시달리는 간부들의 이탈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심양시의 한 조선족소식통은 9일“올해 2월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해당 지역에 주재하는 북조선 회사 대표와 간부들의 여권을 전부 회수했다”면서“북경주재 북조선대사관은 상해, 청도, 등 내륙에 파견된 회사의 대표들과 간부들의 여권을, 심양총영사관은 길림성, 흑룡강성, 료녕성 등 관할지역에 주재하는 간부들의 여권을 회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들어 해당 간부들의 여권을 회수한 것은 코로나사태로 북조선 회사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타 북조선 간부들의 일탈행위가 늘었기 때문”이라면서“돈벌이가 줄어 과제금 납부에 심한 압박감을 받으며 생활고까지 겪는 일부 간부들이 탈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특별 조치”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단동지역에 파견된 북조선 인력회사와 무역회사 간부들은 심양영사관 단동영사지부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그 지역 사장과 무역대표들의 여권은 단동영사부가 회수해 보관하고 있다”면서“이제 북조선 회사의 사장과 무역대표들은 여권이 없어 어디를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원래부터 북조선 인력회사와 무역회사들은 중국에 파견되는 즉시 노동자들의 여권을 간부들이 회수해 영사관에 보관시켰다”면서“그나마 회사대표와 보위원, 관리직 간부들의 여권은 본인이 건사하도록 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회수해버린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간부들의 여권회수조치는 평양당국의 직접 지시로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북조선 간부들은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해외에 파견하고도 믿지 못해 여권까지 회수하는 평양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10일“올해 초 블라디보스토크 영사관에서 북한 인력회사의 사장들과 보위원들의 여권을 회수해 보관하고 있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면서“지금까지간부들에게는 여권을 소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내부규정을 바꾼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회사 소속 노동자들의 여권은 전부 해당회사 간부들이 회수해 보관했었다”면서“러시아에파견된북조선노동자들이여기저기서탈출하는사건이일어나자여권을모두회수해노동자들이일터에서한발짝도 마음대로 다니지 못하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런데 노동자들의 탈출을 감시하고 관리해야 할 회사 간부들과 보위원들마저 이제는 여권을 회수당했다”면서“1년짜리 교육비자나 연수비자로 러시아에 온 노동자들은 해마다 거주등록을 다시 하면서 그 때 잠깐 여권을 손에 쥘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북한당국이회사대표들과보위원조차믿지못하고여권회수조치를시행하자러시아회사관계자와파견노동자들이그동안허세를부리며노동자들위에군림하던간부와보위원들을비웃고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1일 중국 상하이에 있던 북한 여공 20명이 지난 2월 행방불명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바 있습니다. 당시 중국 내 북한 소식통들은 중국 상하이 의류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 노동자 20명이 이들을 관리하던 담당 지배인과 함께 2월 중순 행방불명됐다고 전했습니다 .

이 여공들은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을 이유로 상하이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가운데 당시 공장으로 출근하지 않고 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행방불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집단으로 숙소를 이탈해 제3국 등으로 탈북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한편 중국 단둥을 중심으로 동북3성에 있는 북한 노동자수는 올해 1월 기준 8만에서 1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에만 북한 노동자 약 2만 명이 일하고 있다고 지난달 현지 소식통은 전한 바 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