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밀수꾼, 마약밀매에 꽃제비 이용
2014.08.07
앵커: 북한 마약상들이 마약 밀매에 꽃제비, 즉 거리를 떠도는 걸식 아동들을 고용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꽃제비들은 마약인줄 모르고 돈 때문에 손댔다가 범죄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중 국경일대에서 벌어지는 마약밀매에 꽃제비들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주민은 “평양, 함흥 지방에서 밀려든 빙두가 야밤에 중국으로 넘겨지고 있다”면서 “대부분 꽃제비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중국인들과 거래해 국경사정에 밝은 이 주민은 “평양 건설 바람에 헌 쇠붙이와 폐동까지도 모두 긁어가기 때문에 밀수 원천도 고갈 됐다”면서 “밀수꾼들도 요즘 빙두 밖에 돈 되는 게 없다”고 대놓고 말할 정도로 마약밀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북한 쪽 마약 상들은 국경경비대와 짜고 물건을 넘길 수 있지만, 중국 쪽 변방대의 단속이 심해져 두만강을 넘길 때는 꽃제비들에게 시킨다는 겁니다.
거리와 역전을 떠도는 10대 꽃제비 가운데 날쌘 아이들을 골라 마약 보따리를 주어 중국 대방에게 전달하게 하는 방법인데, 만일 성공하고 돌아오면 인민폐 500위안(미화 80달러) 정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당국이 탈북자를 막기 위해 양강도와 함경북도 북부 국경일대의 단속을 부쩍 강화했지만, 마약 밀수는 야음을 틈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약초나 유색금속보다 마약밀매가 훨씬 효과적이지만, 대신 위험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꽃제비 청소년들은 봇짐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중국으로 나르는데, 중국 변방부대 군인들에게 단속되면 마약 사범으로 걸려 최고 공개처형까지 당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마약 밀매 심부름을 하다가 현재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10대의 꽃제비 청소년도 “한번은 마약 보따리를 안고 압록강에 뛰어들었다가 맞은편에서 중국 변방대원들이 포위해서 5km까지 강을 따라 떠내려간 적도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말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북한 마약 상들도 마약 보따리를 잃어버릴까 봐 강을 따라 쫓아 내려갔고, 북한 국경경비대들은 도강으로 오인하고, 총을 사격해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이 탈북 소년은 “꽃제비들이 이렇게 마약을 나르다가도 중국에 붙잡히면 길림성 장춘시에 있는 외국인 집결소로 끌려가 10년 이상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북한 정부에 마약 밀매범을 데려가라고 통지해도 북한당국이 일절 접수하지 않기 때문에 꽃제비 소년들은 최고 무기징역 판결을 받고 감옥에서 일생을 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