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기업, 러시아 상표 등록 “경쟁력 의문”
2024.08.02
앵커: 최근 북한의 4개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상표를 등록했습니다. 러시아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인데, 다양한 세계적인 상표로 포화되어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 북한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김지수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의 4개 기업이 지난달 러시아에 상표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북한은 해당 기업들이 생산하는 식음료 제품, 의약품, 의료장비 등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러시아에서 판매할 계획입니다.
러시아 연방지식재산청에 따르면 북한의 기업 ‘학봉무역회사, 미래무역회사, 은하대성, 추경대외경제기술협력회사’가 지난 7월 해당 사무소에 등록해 러시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에도 북한의 비누 제조업체인 ‘룡악산비누공장’이 러시아에 상표를 출원했습니다.
이번에 러시아 진출을 앞두고 있는 ‘학봉’은 북한의 제약공장으로, 북한은 항산화 작용과 인체의 면역기능에 도움을 주는 마늘나노은결핵주사약, 비만과 변비에 효과가 있는 황금방풍비만교갑약, 호르몬 장애를 개선시켜주는 유채꽃전위선비대싸락약 등의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조선신보를 통해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학봉무역회사’는 진통제, 진정제, 면역 자극제, 의료용 체중 감량제, 한방차 등 다양한 의약품을 러시아에서 출시하고, 광고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미래무역회사’는 전자 기계 및 장비 생산 회사로, 물리치료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러시아 의료부문에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핵과 미사일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군수공업부와 연계된 함흥 소재 ‘미래무역회사’와 동일한 이름입니다.
하지만 ‘미래무역회사’의 상표 출원서에는 평양 교구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운하대성’과 ‘추경외국경제기술합작회사’는 국수, 비스킷, 사탕, 음료, 가공된 과일과 견과류 등 식음료에 대한 상표를 신청했습니다.
이미 다양한 세계적인 상표로 포화되어 있는 러시아 시장에서 북한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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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CAPS) 부대표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러시아에서의 북한 제품 판매가 성공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부대표: 북한의 제품은 핵무기를 제외하고는 어디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러시아에서도 북한의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고, 일부 북한 제품의 유일한 장점은 가격이 싸다는 것인데, 아시다시피 싸고 품질이 떨어질 것입니다.
지난 6월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이후 북러 양국은 협력 분야를 본격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세르게이 단크베르트 러시아 수의식물위생감독국 국장은 지난 6월 말 김수철 북한 수출입품질관리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북한산 사과와 인삼을 러시아로 수출할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같은 달 말,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북한 기업의 식품, 의류, 건강용품 등을 전시하는 북한 박람회가 열렸는데 북한이 러시아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지난 6월 지난해 러시아와 북한의 교역 규모가 9배 증가해 3천330만달러(약 456억원)에 달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