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2023년도 당 정책을 주민들에게 주입하기 위해 김정은 노작 사상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민 생계 대책은 무시하고 오로지 사상교양에 매달리는 당국에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0일 “요즘 여기(북한)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당정책 사상학습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최근 소위 김정은의 로작(노작)이란 것을 발표하고 그 내용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학습제강이 전국의 기관 기업소와 인민반 등 매 단위에 일제히 배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월의 학습제강은 노동당 출판사가 발행한 원수님(김정은)의 로작”이라면서 “학습제강 제목은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불후의 고전적 로작 ‘2022년도 주요 당 및 국가정책들의 집행정형총화와 2023년도 사업계획에 대하여’”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주요 내용은 노동당 제8기 6차전원회의에서 제기된 지도자의 기본사상을 이해하는 것”이라면서 “간부용과 당원 및 근로자용으로 제작된 학습제강에 따라 전국의 각 단위와 조직별 문답식 학습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학습에서 당이 주장하는 지도자의 영웅적인 영도력 선전에 쓴 웃음을 짓고 있다”면서 “극심한 악조건에서 총비서가 이룩한 위대한 성과라고 자랑하는 핵무력정책으로 인해 오히려 주민생활에 치명적인 타격이 가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지금까지 수십 년에 걸쳐 사상학습을 집중적으로 진행해왔는데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데 무슨 사상교양을 더 강화하라는 말이냐며 당의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나라의 면모를 백년대계로 일신시켜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 김정은 로작의 중요한 내용이라고 주민들에 주입시키고 있지만 아무도 이 말을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새해를 맞으며 최고 지도자의 고전적 노작이 1월의 학습제강으로 배포되었다”면서 “노동당출판사가 발행한 학습자료는 학습제강과 학습문제답안으로 구성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학습제강에서 제시된 올해의 당 정책은 과거 수십년 동안 되풀이해서 강조되었던 캐캐묵은 주제들”이라면서 “해마다 강철 생산, 화학비료, 전기, 석탄, 세멘트 생산에서 혁명적인 성과를 강조했지만 몇몇 체제 선전용 건설사업을 제외하고 모든 산업분야에서 퇴보를 거듭해온 것이 사실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수십년간 반복되어 온 이 같은 학습내용에 대해 주민들의 불만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면서 “현시기 인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데서 가장 선차적이며 초미의 과제는 식량문제, 주민들이 먹는 문제라고 강조하고 그런데 당국에서는 오로지 핵무기개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번 사상학습에서는 산림조성 사업과 과학기술발전,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사업도 올해의 당면과제로 제기되었다”면서 “하지만 국방 중시, 무력 증강 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무슨 수로 인민 생활과 직결된 이런 정책들을 실현할 방도가 나오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