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대 유학한 호주인 “북한에서 생명의 위협 느꼈다”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0-04-02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가 지난해 7월 4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모습.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가 지난해 7월 4일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모습.
/연합뉴스

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외국인 유학생이, 붙잡혀 있는동안 생명의 위협을 느꼈었다고 털어 놨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김일성 대학을 다니다 지난해 여름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됐다 9일 만에 풀려난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 유학생 알렉 시글리(Alek Sigley) 씨.

당시 간첩혐의로 체포됐던 시글리 씨는 2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 기고문을 통해, 억류돼 있는 동안 이겨내야 했던 끔찍했던 기억을 소개했습니다. 시글리 씨는 대학 기숙사에서 눈을 가리고 수갑을 찬 채 붙잡힌 뒤 외부와의 소통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 억류돼 있으면서 매일 수차례씩 자백서를 써야 했으며 불이 켜진 방에서 잠을 자야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특히, 알지도 못하는 죄를 자백하라며 북한 보위부 심문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구해줄거라 믿냐”며 욕설과 함께 총살될 수도 있다면서 위협했다고 시글리 씨는 말했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이 그에게 뒤집어 씌운 것은 혐의는 북한 군의 군사기밀을 유출해 간첩행위를 했다는 것인데, 실제 시글리 씨가 한 일은 선전문구가 적힌 북한 탱크 장난감 사진을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고위직 출신인 탈북자 이 모씨는, 북한 당국은 외국인에게 적용해 체포할 수 있는 위법 혐의를 셀 수 없이 많이 갖고 있다며 북한에 들어가는 외국인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탈북자 이 모씨:
(외국인에게 주로 적용하는) 죄목이 뭔가 하면, 철두철미 체제비난입니다. 좀 더 심각한 경우는 최고 사령부의 존엄과 연관시키는 겁니다. 그게 제일 큰 범죄에 속합니다. 그런데 그게 범위가 너무 크기 때문에, 해석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그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입니다.

이 씨는 또,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눈길을 의식한 김정은 정권이 외국인에 대한 신체적, 물리적 고문을 줄였지만 정신적인 고문은 더하면 더했지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 이 모씨: 쉽게 말해서 물리적 고통이라는 게 때리는 것도 있지만 장시간 동안 한 자세를 유지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든지, 잠을 안 재운다든지, 계속 쓰게 합니다. 자백할 때까지 반복해서 쓰게 합니다 재우지 않고. 이게 완전히 심리적 고통이거든요. 불이 켜진 방에 계속 놔두기도 합니다.

한편, 시글리 씨는 ‘북한 사람을 미워하진 않지만 그들은 나에게 범죄를 저질렀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