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당국, 베이징 경유해 미국 가던 탈북민 체포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07.24
defector_arrest_beijing_b 중국 베이징 서두우 공항에서 중국공안에 연행되는 박영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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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항공편으로 베이징 공항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던 한 탈북민이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중국공안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국 여권과 신분증을 소지한 이 탈북민은 한국 외교부의 석방 요청에 따라 5시간만에 풀려나 한국으로 되돌아 왔다고 탈북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관계자들이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7월 23일 오후 4시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대표의 친동생인 탈북민 박영학씨가 미국으로 가기 위해 중국 국제공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중국공안에 의해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박영학씨는 현재 한국에서 사단법인 큰샘의 대표로써 대안학교에서 탈북학생들의 교육을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박상학 대표: 탈북학생들, 미국영어교육 프로그램이예요. 큰샘의 대표는 우리 박영학이고.

박영학대표는 큰샘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고등부 탈북학생 6명을 인솔해 미국어학연수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가던 중 중국공안에 체포된 것입니다.

23일 오전 9시 25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박대표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공항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중국국가안전국, 즉 북한의 보위부에 해당하는 기관의 관계자들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박영학대표를 현장에서 체포했습니다.

박상학 대표: 어제 9시 25분 비행기로 중국 서우두공항을 거쳐서 거기서 이제, 미국 가는 비행기가 있습니다. 그거 타려고. 서우두공항에 도착하니까 비행기 대기전부터 공안이 6명이 나와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체포해버린 거예요. 바로 내리면서.

중국 공안의 이유 없는 체포에 박영학대표가 반발하며 체포 이유를 물었지만 6명의 중국공안은 조사처에 갈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강제로 연행해갔습니다. 또 일행 중 한명이 박대표의 체포장면을 촬영하자 중국공안은 그의 스마트폰을 빼앗아 해당 사진을 삭제하도록 강요해 상당한 혼란이 일었습니다.

박대표는 공항내부의 조사처에 도착해서야 공안 관계자들로부터 체포 이유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 공안이 밝힌 이유는 지난 2016년 9월 박영학대표가 중국 장백현에서 강 건너 바라보이는 북한 양강도 보천보의 김일성동상을 폭파할 계획을 세우고 압록강가에서 드론으로 현장을 탐색한 전력 때문입니다.

박상학 대표: 니가 몇 년전에 북한에 테러행위를 하려고 해가지고 체포해서 보냈는데 다시는 들어오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어떤 경우에도 중국에. 용서해서 보냈는데 왜 다시 들어오느냐.

당시 북-중 국경에서 고성능 외국산 탐지기를 사용하던 북한이 압록강을 건너 북중 국경을 넘나드는 드론 비행물체를 발견하고 중국정부에 알린 것입니다. 그때 북한 양강도 보천군 보천보에 있는 김일성동상을 폭파할 계획을 세웠던 박대표는 중국공안에 체포되어 장백에서 연길로, 장춘을 거쳐 수도 베이징까지 호송되었습니다. 다행히 남한의 외교부와 국정원 등 관계부처가 발빠르게 문제해결에 나서면서 박대표는 추방형식으로 다시는 중국 땅을 밟지 않는다는 조건부로 풀려나 추방되었습니다.

하지만 박씨는 이번에는 미국으로 가던 길이며 베이징공항에서 단순히 환승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중국 공안 관계자는 박영학대표가 중국정부와 중국공산당에 대한 반감이 있고 북한에 대해 테러를 시도한 테러범이어서 체포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상학 대표: 당신이 우리 중국을 최대로 적대시하고 북한을 이제 테러하는 주범이 아니냐. 2016년 9월에 장백에 가서 압록강 옆에서 우리가 혜산 보천보기념탑 그걸 폭파시키기 위해서 실험한 적이 있거든, 그런데 우리 동생이 나가가지고.

박 대표는 5시간의 조사를 마치고 ‘이후 다시는 어떤 형식으로도 중국 땅을 밟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한국행 비행기 편으로 추방당했습니다.

박영학 대표는 지난 6월 24일과 7월 20일 김일성의 딸이며 김정일의 친동생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장성택 처형 이후 2014년 5월 5일 김정은 친위부대인 호위사령부 974부대에 의해 독살됐다는 주장을 담은 전단지 50만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낸바 있습니다.

박상학 대표: 아무리 중국공산당이 무엇이라하고 김정은이 그렇게 극악무도한 발악을 해도 우리 탈북자들의 자유의 메시지는 2천만 북한인민을 향해서 계속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한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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