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 승용차 타이어 도난에 짐꾼 손수레 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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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평안남도의 일부지역에서 간부들의 승용차 타이어 도난 사건이 일어나자 짐꾼들을 범인으로 몰아세우며 손수레 몰수에 나섰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에는 역전과 장마당, 버스정류장에서 손수레를 끌면서 손님 짐을 운반하며 돈벌이를 하고 있는 짐꾼들이 많습니다. 이중에는 손수레 바퀴가 잘 굴러가야 많은 짐을 운반하며 생계유지가 가능해 큰 돈을 들여 승용차 바퀴를 구입해 손수레 바퀴로 이용하는 짐꾼들도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 또 다시 은산군에서 간부들의 승용차 바퀴가 도난 당하자 사법당국이 짐꾼부터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제(4일)도 은산군 장마당 앞에 구루마(손수레)를 놓고 손님을 기다리던 짐꾼들 중에 큰 구루마를 놓고 있던 50대 남성 두 명이 안전부로 끌려갔다”며 “구루마 바퀴를 조사하겠다는 게 안전부의 설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남성들이 끌고 있는 손수레에 승용차 바퀴가 달려있었던 것이 조사 이유라는 것입니다. 안전부에서는 개인 손수레에 어떻게 승용차 바퀴가 달려있냐며 그 출처를 다그쳤다는 것입니다.

조사에서 짐꾼들은 몇 년 전 장마당에서 구입한 중고 바퀴라고 말하자 안전부에서는 판매자 이름을 대라며 다그치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 말을 못하자 승용차바퀴가 달려있는 손수레를 몰수하고 돌려보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구루마를 통째로 회수당한 짐꾼들은 억울하다며 왜 죄없는 주민들을 도둑으로 몰며 구루마를 뺏냐며 반발했으나 안전부에서는 개인이 승용차 바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며 몰아세웠다”고 덧붙였습니다.

평안남도 덕천시의 한 주민 소식통도 7일 “지난달 중순 덕천자동차연합기업소 청사 앞에 세워놓은 당 간부 승용차 뒷바퀴를 누가 떼어갔는데, 이달 초에도 근로단체 비서의 승용차 바퀴를 누가 또 떼어갔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시급 지방도시에서 승용차를 탈 수 있는 대상은 시 당 책임비서와 인민위원장, 안전부장, 보위부장, 농촌경영위원회 위원장, 근로단체 비서, 연합기업소 당 비서와 지배인 등입니다.

소식통은 “간부 승용차라도 국가에서 휘발유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운행시간보다 주차 시간이 더 많다”며 “개인 주차장이 없는 간부들이 공장 앞이나 기관 공터에 주차하면 밤중에 밧떼리나 후사경(백미러), 조명 등을 떼어가는 사건이 코로나 사태 이후 자주 일어났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이제는 코로나 장기화로 굶어 죽게 되자 앞뒤 안 가리고 고급중학교 학생들까지도 가격이 비싸고 수요가 많은 간부 승용차 바퀴까지 떼어내 암시장에 팔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간부 승용차 부품에 이어 바퀴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안전부에서는 그제(5일) 장마당과 역전 앞에 줄지어 서있는 짐구루마 중에서 승용차 바퀴가 달려있는 큰 구루마 석대를 안전부로 끌고 가 승용차 바퀴 구입 출처를 따졌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습니다.

이날 조사 받은 50대의 남성 두 명과 60대의 남성이 차 부품시장에서 바퀴를 구매했다고 말하자 안전원들은 해당 판매자의 종합시장 매대와 가택을 수색해 승용차 타이어를 전부 회수하고, 짐꾼들의 구루마까지도 통째로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장마당에서 개인의 일부 차 부품 판매는 허용되어 있지만, 차량 타이어 판매는 금지되어 있습니다. 차량은 국가설비재산으로 등록되어 있어 타이어 역시 국가설비의 한 품목으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생계수단인 구루마를 안전부에 뺏긴 짐꾼들은 짐구루마를 뺏으면 굶어 죽으라는 것이냐며 구루마를 달라고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평안남도 암시장에서 중국산 승용차 중고 타이어 한 개 가격은 상태에 따라 미화 $100~$300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