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고아원과 육아원에 젖제품(유제품) 공급을 정상화 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렸는데 정작 지방 당국은 젖제품 생산에 필요한 염소목장과 젖소목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2021년 6월, 노동당 중앙위 제8기 3차 전원회의에서 처음 어린이들을 위한 유제품 생산을 강조한 데 이어 그해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5차 전원회의에서 젖제품 생산량 증대와 품질 보장을 지시하는 등 최근 몇 년간 연일 젖제품 생산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자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일 “고아원과 육아원에 젖제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할 데 대한 지시가 노동당 중앙위 제8기 8차 전원회의가 한창이던 6월 17일에 내려졌다”면서 “6월 말에는 중앙인민위원회에서 각 지방을 돌며 젖제품 생산 현황을 점검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자강도의 경우 다른 지방에 비해 축산시설이 잘 꾸려져 있으나 고아원과 육아원에 젖제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준은 아니”라며 “다른 도의 경우 지난해부터 목장을 건설하기 시작해 고아원과 육아원에 젖제품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3일 “이제 겨우 염소목장과 젖소목장을 건설해 놓고 벌써부터 고아원과 육아원에 젖제품 공급을 정상화하라는 게 말이 되냐?”며 “중앙에 있는 양반이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몰라도 너무나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소식통은 “각 시, 군마다 한 개의 협동농장을 염소목장으로 꾸리고, 각 도에 한 개의 젖소목장과 육종장을 건설하라는 중앙인민위원회의 지시는 2021년 10월에 하달되었다”며 “하지만 전국적인 범위에서 젖소목장과 염소목장 건설이 시작된 것은 2022년 4월부터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2022년 4월부터 삼수발전소 주변에 젖소목장과 염소목장을 건설했다”며 “염소는 현재 마리 수를 늘려가는 중이고, 젖소는 아직 종자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젖을 생산할 수준이 못된다”고 폭로했습니다.
소식통은 “2021년부터 조선중앙텔레비젼에서 ‘혜산염소목장’이 여러 차례 방영되었고, 그곳에서 생산한 우유로 젖제품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공급한다고 소개되었는데 이는 완전한 거짓”이라며 “당시 소개된 염소 목장은 양강도 주둔 12군단이 운영하는 염소목장으로 그곳 목장엔 염소 60마리 가량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