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부친 “아들 죽음 북 당국이 책임져야”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8.02.20
fred_sc-620.jpg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인권회의에 참석한 프레드 웜비어 씨와 아내 신디 웜비어 씨.
사진: 제네바 인권회의 웹사이트 캡쳐

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지 1주일도 못돼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인권회의에 참석해 북한 당국의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해 6월 북한에 억류된 지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풀려났지만 결국 목숨을 잃은 오토 웜비어 씨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씨가 20일 제10차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회의(Geneva Summit for Human Rights and Democracy)에 참석해 북한 정권을 규탄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 북한은 아내와 저에게 오토가 ‘전쟁포로’ 혹은 ‘전쟁범죄자’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어제 한 회의에서 왜 북한이 이런 말을 하고도 책임을 추궁 당하지 않는가 질문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아들이 ‘호기심 많고, 열심히 공부하며, 유머감각도 많았던(curious, good work ethic, good sense of humor)’ 좋은 아이였지만 그래도 아이에 불과했다고(He was a great kid but he was, he was just a kid) 강조했습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청년이 호기심에서 한 행동 때문에 가족과 연락이 단절된 채 ‘전쟁포로’ 취급을 받고 결국 사망하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프레드 웜비어: 이것이 북한의 메시지입니다. 북한 당국이 오토에게 이런 일을 한 것을 보면 그들이 북한 주민과 전 세계에 어떤 행동을 할 지 상상해 보십시오.

프레드 웜비어 씨는 북한 당국이 자신의 아들을1년 반 동안 인질로 삼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편지조차 주고 받지 못하게 해 아들이 고향으로 돌려보내지기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매우 건강한 줄 알고 있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달 중순 프레드 웜비어 씨를 자신의 특별손님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대했습니다. 웜비어 씨는 북한 대표단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는 데 대해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대표단이 국제사회에서 존중 받을 자격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프레드 웜비어 씨는 그러나 한국을 방문하고 나니 한국의 체제, 한국인, 한국의 발전 등에 감탄했다며(amazing feeling to be a part of that) 북한도 한국과 같은 번영을 누리는 길을 택할 것을 희망했습니다.

프레드 웜비어: 이러한 한국의 예가 북한 주민들이 무엇을 이룩할 수 있는 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그런 북한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에 최장기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 느헤이마글로벌이니셔티브(NGI) 대표도 제네바 인권회의에서 북한 외국인 수용소에서 겪은 육체적, 심리적 고통과 북한의 종교 자유 탄압 실태 등을 고발했습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공보실장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지난 2016년 오토 웜비어 씨가 사망한 사건을 다시 꺼내 북한과 억지로 연결시켜 북한을 압박하려 하고 있다며 미국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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