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안전이송법’ 한국 국회 통과
2024.11.28
앵커: 해외에 체류한 탈북민이 국내 입국을 신청할 경우 한국 외교부 장관이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법안이 한국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전시납북자문제 인식 확산을 위해 매년 6월 28일을 국가기념일인 ‘6.25전쟁 납북자 기억의 날’로 지정하는 법안도 함께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28일 한국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한국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김건 의원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기원 의원이 3일 공동 대표 발의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재석의원 247명 중 찬성 202표로 통과됐습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 재석 247인 중 찬성 202인, 반대 6인, 기권 39인으로서 ‘북한 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 대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즉 ‘탈북민 안전이송법’은 해외에 거주하는 탈북민이 한국행을 희망하는 경우 한국 외교부 장관이 보호를 신청한 탈북민의 입국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법안 공동발의자인 김건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령에는 해외 탈북민 업무의 기본 원칙 명시와 탈북민 안전 이송을 위한 관계부처 협의체 구성 등 구체적인 조치가 담기게 돼 탈북민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 등 해외에 있는 탈북민이 한국행을 희망하는 경우 한국 외교부가 해외 정부 및 관련 국제기구 등과 협의해 보호 및 이송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외교부가 해외 체류 탈북민의 한국행을 지원하는 임무에 대해 ‘행정규칙’이 있을 뿐 근거 상위법령이 별도로 없어, 입국에 필요한 지원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제안설명에 나선 김건 의원의 말입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 해외에서 재외공관 등의 보호를 신청한 탈북민의 국내 입국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함으로써 탈북민의 국내 입국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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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 개최…“한국, 전담부서 설치해야”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규명 및 납북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재석의원 247명 중 찬성 239표로 통과됐습니다.
해당 법안은 한국전쟁 중 벌어진 납북 사건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매년 6월 28일을 국가기념일인 ‘6.25전쟁 납북자 기억의 날’로 지정하도록 했습니다.
법안은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기념일에 적합한 행사, 교육, 홍보 등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6.25 납북희생자 기억의 날’ 행사를 주최해온 한국의 사단법인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의 이성의 이사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법안 통과를 반기며 한국전쟁 납북피해자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전시 납북자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국 현대사가 바로 세워지고 북한 인권 문제, 통일 문제의 해결로도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성의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 통과가 되어서 너무나 반갑고요. 늦었지만 너무나 감사하고 이제 저희가 한시름 놓았어요. 지난번에 ‘이산가족의 날’ 보니까 방송 생중계를 하더라고요. 이제 저희도 그렇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기대가 크죠.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지난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한국전쟁 당시 납북자 규모를 약 8~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고, 한국 정부는 지난 2010년 3월 제정된 ‘전시납북자법’에 따라 4,777명의 전시납북자 지위를 공식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습니다.
해당 법안은 탈북민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기본계획에 ‘보호대상자의 자녀 양육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켜 탈북민을 위한 육아 환경 조성을 지원하도록 했고, 탈북민 실태조사 시 ‘가족유형 및 자녀양육 현황’도 파악하도록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목용재,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