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외화벌이 일꾼 출신 탈북민 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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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중 간 국경이 열리면서 북한이 중국에서 일부 탈북민들을 데려왔습니다. 북송 대상은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고 중국에 파견됐다 탈출을 시도했던 무역일꾼 등 외화벌이 핵심 인물들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29일 중국 내 탈북민들을 긴급 북송했습니다. 북한에서 중국 국경을 넘어 탈출한 일반 주민과 달리 이번에 북송한 대상은 각자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 가운데 탈출을 시도했던 이들이란 지적입니다.

중국 료녕성 단동시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29일 “(전날 500 명 귀국에 이어) 오늘 100 명 정도의 북조선 주민을 태운 북송 버스가 북조선으로 나갔다”면서 “그들은 중국에서 탈출했다가 체포된 중요한 (북조선) 사람들인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어제(28일) 친하게 지내고 있는 북조선 간부가 ‘내일 탈북민들이 북송된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면서 “그런데 그 대상이 당의 외화벌이 과제를 위해 중국에 파견된 무역주재원, 통역 외 유학생 등으로 중국에서 탈출을 시도했다가 체포된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이들 통역과 유학생은 대부분 부모를 따라 중국에 나왔는데 만약 탈출에 성공하여 한국에 입국할 경우 정보적 가치가 있어 영향력 있는 인물로 간주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2019년 중국에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자 북조선 당국은 중-조 세관부터 봉쇄하고 나섰다”면서 “중국 현지에서 코로나가 점차 확산되면서 북조선 회사의 외화벌이에도 빨간 불이 켜지게 되면서 해당 간부들이 골머리를 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러다가 대방업체(중국)의 파산으로 외화벌이에 비상이 걸린 일부 북조선 간부들과 주재원들은 마땅한 일감을 찾지 못한 채 헤매다가 탈출을 시도했다”면서 “그 외에 외부활동이 가능한 북조선 회사 통역원과 자체 컴퓨터 관련 외화벌이 일꾼들도 탈출을 기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탈출한 북조선 일꾼들 대부분은 중국에 파견되면서 중국 공안에 얼굴인식 등 신원 정보가 기록된 상태”라면서 (중국 공안의 협조로) “체포된 이들은 중국 베이징 주재 북조선 대사관과 심양 북조선 영사관에 오랫동안 감금돼 있다가 이번에 북송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오늘(29일) 이른 아침부터 공안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 북송 현장을 지켜보았다”면서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에 50인승 버스 1대가 북조선 신의주 세관으로 나가고 10시 경 나머지 북송 인원을 실은 버스 1대가 (신의주 세관 쪽으로) 단동을 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료녕성 단동시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29일 “오늘 단동에서 탈북민 약 100명이 북송되었다”면서 “베이징 북조선 대사관과 심양 영사관에 각각 감금됐던 주요 인물들이 북송된 것으로 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전 8시 30분 경 북조선 사람들을 실은 50인승 중국 버스 1대가 신의주세관을 향해 출발했다”면서 “첫 버스 1대에 50여명의 탈북민을 싣고 나갔고, 다른 버스 1대에 타고 있던 나머지 사람들 약 50명은 1시간 반 정도 있다가 북송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북송 주민들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없어 (단동세관에서) 그들의 통관절차를 자세히 관찰할 수 없었지만 비교적 신속히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도주와 자해 등을 우려해 이번에 북송된 탈북민들은 신의주에 도착해 코로나 격리 시설이 아닌 범죄인 수감시설로 곧바로 호송된 것으로 안다”면서 “일반 탈북민이 아닌 탈출을 시도했던 주요 인물들이기 때문에 별도의 수감 시설을 마련해 놓고 북송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