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올해로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밝히면서 동맹이 북한 내 인권상황 개선 등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고려대학교 통일융합연구원과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재단’이 3일 서울에서 개최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0주년 기념’ 토론회.
‘한미동맹: 자유·민주·번영의 가치동맹을 위하여’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새 정부 들어 한미동맹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제 한미동맹은 확실히 복원됐습니다. '워싱턴 선언'으로 한미동맹은 전략적 공동운명체임을 재확인했을 뿐 아니라, 가치에 기반한 세계적 차원의 동맹으로 확장됐습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4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동맹의 중심축을 바로잡은 중대한 계기이자 전환점이 됐다며, 가장 확고한 안보태세는 적이 넘볼 수 없는 수준의 전력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이 발표한 ‘핵 협의그룹’(NCG)을 정례협의체에서 상설위원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반 전 총장은 인권 문제가 전 인류에게 있어서 최소한의 도덕적 기반이라며, 한동안 외면돼 온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관심을 더 높이고 해당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한 것, 북한 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5년 만에 복귀한 것, 북한 인권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간한 것을 언급하며 이 같은 조치가 북한에 강력한 압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도 이날 토론회에서 한미동맹이 안보 뿐 아니라 남북 통일 과정에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특히 인권 등 부문에서 북한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 :한미가 가치 동맹으로서, 또 인권이라는 가치 실현을 위해 협력한다고 할 때 이를 위한 양자 및 다자 외교와 국내외 여러 이해관계자들 간 협력 및 연대 활동을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교수는 북한이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정상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진출하는 데 한미동맹이 기여할 수 있다면서, 북한 체제 변화와 개방을 견인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토론회에선 북한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한국의 주벨지끄(벨기에)유럽연합대사를 지낸 김형진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책임연구원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에서 북한과 중국·러시아가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며 두 나라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억지와 단념, 대화라는 이른바 ‘3D’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의 경제 체계가 흔들리면서 변화의 가능성이 보이는 지금 한미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같은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중 갈등 상황에서 미국의 요청에 소극적이거나 거절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다만 민주주의 대 독재, 자유 대 비자유 등의 이분법적인 이념 구도를 강화하는 것도 오히려 중국 등 내부의 독재와 권위주의, 비자유 국가 간 결속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대응 수위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