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 9/6/23 20:00 PM (KST Time)
앵커: 한국 내 기독교단체들이 한국 주재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당국이 탈북민을 강제북송하면 북한과 같은 인권유린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은 7일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반대 범국민연합’은 탈북민 청년과 탈북민 교회를 지원하고 중국 감옥에 억류된 탈북민들의 조속한 석방 등을 기도하기 위해 지난 2020년 3월부터 모이기 시작한 곳으로 현재 9개 단체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선교단체인 북클럽의 오창화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연합을 대표해 성명서를 읽었습니다.
오 대표는 “잔인한 고문과 강제노동 등으로 탈북민을 탄압하는 북한은 세계최악의 인권유린 국가임을 중국 정부는 인정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강제북송을 한다면 북한과 똑같은 인권유린 국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 국제 평화와 안전, 인권 문제에 있어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하여 다른 국가들을 선도해야 할 위치에 있다”며 “국제사회가 시정을 요청해온 중국 정부의 강제북송 문제 등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습니다.
또 “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HEART TO HEART @FUTURE’,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마음이 서로 통하려면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오 대표는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에 따라 탈북민들이 공포와 굶주림으로부터 자유를 얻도록 인권을 보장할 것”과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온정을 베풀어 인류애를 보여줄 것”, “‘유엔 난민협약’과 ‘유엔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에 따라 탈북민에게 유엔 난민의 지위를 인정하고 ‘고문방지 협약’에 따라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가도록 지원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창화 북클럽 대표:중국은 UN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며 유엔인권이사회의 이사국이다. 북한정권의 인권탄압 문제와 중국정부의 강제북송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시정을 요청해온 문제들이다. 아직도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성명문을 통해 “지난 6월 13일 미국 의회ㆍ행정부 중국위원회가 중국 내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주제로 연 청문회에서 중국 구금시설에 억류된 탈북민 2천여 명의 강제북송이 임박했다는 정보가 공개됐다”고 언급했습니다.
최 의원은 또 “탈북민들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으로 강제송환될 경우 북한 보위부에 의해 구타, 성폭행, 고문 등을 당하고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의원은 “중국 정부가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탈북민들이 안전한 이동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그날까지 한국 정부와 국민, 전세계 양심이 함께 일어날 것을 요청한다”며 자신 역시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중국 정부가 강제북송을 중단하고 탈북민들이 한국이나 제3국으로 안전한 이동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되는 그날까지 우리 정부와 국민들 그리고 인권을 존중하는 전세계의 양심이 함께 일어날 것을 요청드리고 저 또한 이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어 발언에 나선 탈북민 출신의 김주한 목사(다윗의물맷돌선교회)는 자신 또한 북한에서 굶주림을 견딜 수 없어 탈북하게 됐다며 “중국 정부는 수많은 탈북민을 (불법 체류자가 아닌) ‘살 길을 찾아온 사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목사는 “2천여 명의 탈북민을 북한으로 보내는 것은 무고한 피를 흘리게 되는 죄악”이라며 “중국 정부는 수많은 탈북민들을 이념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대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명화 목사(북클럽)는 중국 감옥에 갇혀있는 자녀의 석방을 요청하는 어느 탈북민 어머니(익명)의 편지를 대독했습니다.
어머니는 편지에서 중국 정부가 딸을 난민으로 인정해 부디 엄마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중국 감옥에 갇힌 자녀의 석방을 요청하는 어머니(김명화 목사 대독):정말로 보고 싶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힘든 세월 속 그 어린 나이에 너무나 많은 고생만 시켰는데 북송이라는 죽음의 문턱에서 생사를 판가름해야 하니 심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난민으로 인정하여 엄마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십시오.
향후 계획과 관련해 이날 오창화 북클럽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매주 기자회견식으로 (중국 당국의 탈북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오 대표는 또 “부산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는 메노라통일선교회 등이, 광주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는 지현아 작가가 시위를 하고 서울은 여러 단체들이 돌아가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정해진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중국 내 탈북민은 난민이 아닌 불법 체류자이며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수정합니다: 중국에 수감돼 있는 탈북민 자녀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민감한 정보를 일부 삭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