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북한 인권 개선 위해 남한의 압박 필요” - 노마 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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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북한 인권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 온 영국 인권단체 반노예국제연대(Anti-Slavery International)의 노마 뮤코(Norma Muico) 교육, 옹호 담당관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뮤코 담당관은 최근 발표한 ‘북한 수용소의 강제노동’이란 보고서를 통해 북한 수감자들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고발했습니다. 뮤코 담당관은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의 압박, 그 중에서도 특히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번 보고서 작성에 얼마나 시간이 걸리셨나요? 탈북자들도 직접 만나셨다구요?

답: 1년 조금 덜 걸렸습니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25명의 탈북자들과 면담했구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5명을 만나봤습니다. 이들은 모두 북한을 탈출했다가 붙잡혀 북한의 수용소 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문: 우선 북한 수용소 수감자들의 강제노동 상황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답: 기본적으로 대부분 탈북자들은 정치적 이유에서가 아니라 단지 배고픔과 경제난 때문에 중국으로 갑니다. 중국 당국은 이들을 체포해 북한으로 송환시킬 경우 이들이 수용소에서 강제 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들을 북한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의 행태는 난민보호와 관련된 국제법을 어기는 것입니다. 어쨌든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면 이들은 여러 종류의 북한 수용소에서 강제노동을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강제노동 뿐 아니라 매우 열악한 환경의 수용소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곳에는 마실 물이나 음식도 충분하지 않고 위생시설도 엉망입니다.

문: 이번 보고서에도 지적돼 있지만 북한 당국은 탈북자에 대한 처벌을 예전보다 많이 완화시키지 않았습니까?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 북한 당국의 정책에 어느 정도 긍정적 변화도 있습니다. 특히 임신한 여성 수감자들에 대한 처우가 많이 개선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임신한 탈북여성을 강제 낙태시키는 등 참혹한 인권탄압에 대한 국제적 압박과 항의가 북한 당국의 정책 변화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탈출하는 이유가 정치적인 목적에서가 아니라 그저 생존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북한 당국이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문: 하지만 여전히 인권상황과 관련해 북한 당국에게 촉구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실텐데요.

답: 물론 일부 개선된 점은 있지만 북한 인권상황은 여전히 매우 열악합니다. 우선 ‘이동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당국의 허락 없이 중국에 갔었다는 이유로 구금하고 강제노동을 시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저희 반노예국제운동은 북한 당국이 즉각 수감자의 노동력 착취를 중단하고 또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에 대한 강제노동 부과를 중단하길 촉구합니다. 이는 국제기준 뿐 아니라 북한 국내법에도 저촉되는 행위입니다. 또 유엔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을 북한에 초청해 그가 북한 수용소의 실태를 철저히 점검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도 촉구합니다.

문: 미결수 얘기를 하셨는데 그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우가 어떻습니까?

답: 기결수와 미결수에 대한 차이가 없습니다. 그들은 모두 강제노동을 해야 합니다. 북한 당국은 미결수에 대해 평균 약 50일 동안의 강제노동을 시키고 있는데 이는 북한도 비준한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어기는 행위입니다.

문: 그렇다면 중국과 주변국들에 대해서는 어떤 요구를 하시겠습니까?

답: 저희는 중국 정부에게 여행허가서가 없는 북한 주민들을 현장난민(refugees sur place)으로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강제북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당국은 UNHCR, 즉 국제난민기구 측이 탈북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또 탈북자들을 면담해 재정착지를 찾아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주변국들에게 바라는 것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 인권문제를 제기해 최대한 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만나셨는데 그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답: 이들 탈북자들은 모두들 최소한 한번 이상 북한에서 수감경험이 있었는데요. 따라서 이들의 최대 걱정사항은 역시 북한에 강제 송환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물론 북한에서와는 달리 중국에서는 먹고 살 수 있고 일부는 직업도 있었지만 언제나 불안한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문: 최근 중국 일부 지방에서 특히 중국인 남성과 결혼한 탈북 여성들의 거주를 허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혹시 관련된 사항을 알고 계시면 말씀해주시죠.

답: 일부 중국 지방정부는 북한 여성들이 중국 농촌지역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이해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정부 공안요원은 탈북여성들이 중국 국경수비대에 붙잡히지 않도록 미리 이들에게 단속 정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또 중국인 남성과 북한 여성 사이의 자녀들을 중국 남성 호적에 합법적으로 올려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러한 사례는 중국 전역에 걸친 것이 아니고 일부 지역에 한정됐다는 점을 꼭 지적하고 싶습니다.

문: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한 남한의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답: 북한 인권상황은 동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과 남한 정부가 북한과 보다 많은 인권 관련 대화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이 지역 사람들, 특히 남한 사람들이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더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남한 정부는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훨씬 더 많은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