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유럽 시민권 얻은 북한 국적자 1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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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유럽연합 회원국의 시민권을 취득해 유럽 국가의 국민이 된 북한 국적자는 모두 112명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역할을 담당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의 시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는 모두 112명 입니다.

연도별로는 2016년 23명에서 2017년 22명, 2018년 21명으로 꾸준히 줄어들다 2019년 32명으로 급증했지만 2020년 14명으로 다시 크게 감소했습니다.

국가별로는 독일(도이췰란드)에서 절반이상인 69명이 시민권을 받아 가장 많았으며, 네덜란드 13명, 이탈리아 10명, 프랑스 8명, 에스토니아와 룩셈부르크, 헝가리(웽그리아), 말타가 각 2명씩, 오스트리아, 덴마크, 체코 공화국, 벨기에(벨지끄)가 각 1명씩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5년간 북한 국적자가 시민권을 가장 많이 받은 독일의 경우 2016년 13명, 2017년 11명, 2018년 15명, 2019년 20명이 시민권을 받다가 2020년 10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또 자료에 따르면 북한 국적자는 유럽연합 회원국 27개국 중 12개국의 시민권을 받았습니다.

유럽에서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알려진 영국의 경우 지난 2020년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면서 이번 통계에서 제외됐습니다.

유럽에서 시민권을 취득한 북한 국적자 대부분은 북한에서 제3국으로 탈출한 뒤 유럽에 정착한 탈북자로 추정되며, 한국으로 탈출해 한국 시민권을 취득한 탈북자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럽연합의 시민권 취득 통계는 ‘출생 국가’(country of birth)가 아닌 ‘이전 시민권’(former citizenship)을 기준으로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으로 지난 2017년 영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해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박지현 씨는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통화에서 이동의 자유를 누리는 게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지현 :제가 (영국) 여권을 들고 유럽의 많은 나라를 다녔는데, 다니면서 자유의 소중함, 이동의 자유의 소중함을 정말 많이 느꼈던 거 같아요. 시민으로서의 자유, 이동의 권리를 마음껏 누린다는게 가장 뿌듯했던 거 같아요.

또 박 씨는 시민권자로서 자유롭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 북한과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지현 :북한은 투표 용지만 있을 뿐이지, 한 사람만 무조건 투표하게 돼 있잖아요. 선택의 권리라는 것이 없고, 정치적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시민의 권리가 하나도 주어지지 않지만, 여기서는 마음껏 투표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누구도 거기에 대해서 불법 처벌하는 건 없잖아요. 모든 것이 우리 선택의 자유니까, 이런 거 누리는 거 자체가 북한하고 비교했을때 천지만별이죠. 완전 다르죠.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