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생 후 북한 내 성경 수요 매년 2배씩 늘어”
2022.09.26
앵커: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최근 북한 내 기독교 성경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독교 선교단체 한국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Korea) 에릭 폴리(Eric Foley) 대표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 사태 발생 후 북한 내 성경의 수요가 매년 2배씩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보안상의 이유로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2021년에는 24,055권의 성경책과 전자 성경을 보냈으며, 이는 순교자의 소리가 대량으로 배포하거나 개인적으로 만나 직접 전달한 것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폴리 대표는 성경의 수요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코로나 방역 조치로 이동이 제한되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동안 북한 주민들이 매일 중·단파 라디오에서 방송하는 기독교 선교 방송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군인과 국가 보안 요원들도 코로나 감염을 경계하느라 일부 지역에서는 집집마다 수색하는 횟수와 빈도가 줄었고 그로 인해 북한 내 기독교인들은 코로나 발생 전에 비해 더 쉽게 성경 등 기독교 관련 자료(resources)를 받고 전달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라는 특수 상황은 해외에 발이 묶인 북한 노동자들에게도 선교활동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북한 정권의 탄압을 피해 몰래 신앙 생활을 하는 지하의 기독교인들이 노동자들에게 성경과 기독교 교육 자료를 제공해 북한으로 돌아간 후 북한에서 기독교의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폴리 대표는 코로나 기간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던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이나 중국 정부는 그들을 도울 생각도, 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종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점차 기독교적 메시지를 듣는 것에 꽤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적 차원에서 코로나 백신(왁찐) 접종을 시작하고 북중 국경 봉쇄를 푸는 움직임이 보이는 가운데, 폴리 대표는 이제 북한 내 신앙 활동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내 종교 박해 상황에 대해서 폴리 목사는 북한 정부는 모든 기독교 활동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지만, 소문이 퍼질 것을 우려해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를 드러내는 대신 선동 및 간첩과 같은 혐의로 기독교인들을 계속 구금하거나 처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에 있는 약 10만명의 기독교인 중 3만 명이 강제 수용소에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는 종교 탄압 반대 시위 ‘순교자를 위한 행진(March for the Martyrs)’이 열렸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둔 단체, ‘순교자를 위해(For the Martyrs)’의 설립자이자 이번 행사의 주최자인 지아 차콘(Gia Chacon)씨는 이 날 행진에서 북한, 중국,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억압적인 국가에서 박해받는 신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공유하고 더 많은 미국인들이 그들을 위해 결집하고, 목소리를 내고, 또 지원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차콘 씨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내 종교 박해는 정부로부터의 극단적인 민족주의(extreme nationalism) 때문이라며, 자국민들이 정부를 최고 권력자이자 신으로 보길 바라는 민족주의적인 북한 정부로부터 행해지는 박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콘 씨: 우리는 북한 주민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권리이며, 이는 다른 인권 문제들과 같은 수준으로 긴급하게 다뤄져야한다고 믿습니다. 또한 우리는 억압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 자격이 있는 북한 주민들과 함께 맞설 것입니다.
한편 지난 6월 미 국무부는 ‘국제종교자유 보고서(2021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 Report)’에서 2001년부터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해왔다며 미국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과의 양자 협의에서 북한의 종교 자유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왔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