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도시 주민, 정전과 단수로 큰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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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의 전력사정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의주를 비롯한 일부 도시에서는 전기공급이 끊겨 밤이면 암흑 천지를 이루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12일 “요즘 신의주시에 전기공급이 아예 끊겨 밤이면 도시가 암흑에 잠겨있다”면서 “주민들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조명은 물론 취사 등 생활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데 수돗물도 나오지 않아 10여층을 걸어서 물을 길어다 써야 하는 일이 제일 고통스럽다고 호소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9월 초부터 주민용 생활전기가 하루 한 시간도 제대로 공급되지 않더니 요즘은 “아예 전기가 끊겨버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전깃불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사정이 이런데도 태양상(김일성 부자 동상)에는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어 이를 보는 주민들의 분노를 돋우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달(9월)에는 그나마 일주일에 한두 번 전깃불을 볼 수 있었다”면서 “명절용으로 9.9절(공화국창건절) 아침저녁으로 1시간씩 전기를 공급하고 이달에도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에 아침 저녁으로 1시간 정도 공급한 후 지금까지 완전히 정전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예전에는 하루에 일정한 시간을 정해 민생용 전기를 공급해주어 일반 주민들도 전기밥가마나 전기 곤로로 음식도 조리하고 물도 따뜻하게 데워 사용했다”면서 “하지만 날이 갈수록 전기 공급이 줄어들더니 이제는 하루 종일 전깃불을 볼 수가 없어 주민들은 당국을 원망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주민 세대들을 이런 암흑천지로 만들어 놓고 당국은 총비서의 현명한 영도로 우리(북한)나라가 세계가 공인하는 강대한 국력을 갖춘 나라가 되었다고 선전한다”면서 “전기가 없어서 암흑 천지에 살고 수돗물도 끊겼는데 무슨 세계가 공인하는 강대국이냐며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혜산시에서는 전기 부족과 물부족이 겹쳐 주민들이 아우성이다”라면서 “전기가 없으니 수돗물도 쓸 수가 없어 집집마다 물을 긷는 일이 일상 중에 가장 큰 일이 되고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들어 혜산시의 주민용 전기와 수돗물 공급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어찌 된 일인지 동네마다 전기공급이 제각각이어서 윗동네에는 전기가 들어오는데 우리 동네는 정전인 경우가 있고 반대로 우리 동네에 전기가 공급되는 시간에 다른 동네는 정전이 되어서 하루 잠깐 들어오는 전깃불을 종잡을 수 없다”면서 “전기 사정이 이러니 수돗물도 나오다 말다 제각각이어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나마 땅집(단층집)에서 사는 주민들은 수돗물이 나오지 않으면 주변의 공동우물이나 샘물을 이용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1~2층 세대를 제외하고는 전기가 잠시 들어온다 해도 수압이 약해 물을 받아놓을 수 없기 때문에 아래층이나 멀리 떨어진 샘물을 길어오느라 매일 물긷기 전투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짧은 시간이지만 전기를 주긴 하는데 공급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주민들은 늘 긴장 속에서 전기가 들어오기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요즘 혜산 주민들은 한 밤중에 쫄쫄 흐르는 수돗물을 받느라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과거 김일성은 생활용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북한)나라에서 물은 공산주의’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현 지도부는 주민들의 고통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을 쏘고 핵강국임을 자랑하는 당국의 선전을 접하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체제에 대한 절망감만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가을 탈곡을 해야하는 농촌동원 기간에는 일부 도시에서 해마다 전기나 물부족 현상이 더 심해진다면서 주로 농촌에 전기를 우선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