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삼수발전소 댐 수문 예고없이 과도 개방...주민 피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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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당국이 단천발전소 취수구 건설을 위해 삼수발전소 언제(댐)의 수문을 사전 예고 없이 과도하게 개방하면서 혜산시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2017년 5월에 착공해 여전히 건설 중인 단천발전소(함경남도 단천시 소재)는 삼수발전소(양강도 혜산시 소재) 저수지 13억 입방미터의 물을 동력으로 하는 계단식 수력발전소입니다. 애당초 북한은 20만명의 인력으로 삼수발전소 저수지에서 단천발전소까지 160km의 지하 수로를 건설해 2020년까지 단천발전소를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주로 인력난으로 지하 수로 건설이 지연되면서 이제야 삼수발전소 저수지에 단천발전소와 연결되는 취수구를 건설하는 중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7일 “9월 초부터 삼수발전소 언제(댐)의 비상 수문을 예고 없이 개방해 반복적으로 물을 빼내고 있다”며 “단천발전소와 연결되는 지하 물길굴(수로)의 취수구 공사를 하느라 물을 빼내고 있는데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취수구는 저수지의 수위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취수구 건설을 위해 삼수발전소 저수지의 물을 빼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삼수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흘러나온 물은 마산령 골짜기를 따라 압록강에 흘러드는데 인근에 주민들 부락이 많다”면서 “평소 수량이 많지 않았고, 어쩌다 비상 수문을 일부 개방한다고 해도 주민 부락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수문을 지나치게 높게 개방해 삼수발전소에서 압록강까지 이르는 도로가 침수되고 강에서 가까운 살림집들은 텃밭까지 물에 잠겼다”며 “비상 수문에서 흘러나오는 물의 량이 일정치 않아 주민들은 살림집이 침수되지 않을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30일 “삼수발전소의 비상 수문을 개방해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는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 22일, 양강도당 책임비서와 도당의 간부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했다”며 “그런데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는 10월 하순이면 겨울철에 접어들기 때문에 10월 중순까지 김장을 끝내고 겨울 식량인 감자도 땅을 깊이 파서 만든 움(토굴)에 저장해야 한다”며 “그런데 삼수발전소의 비상 수문을 개방하면서 물이 마을입구까지 차올라 김치움과 감자움이 모두 물에 잠겼다”고 말했습니다.

또 소식통은 “피해를 입고 있는 혜산시 강구동 주민들은 임시로 창고에 김치와 감자를 보관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추위라도 닥치게 되면 감자는 다 얼어버리게 된다”며 “높은 간부들이 방문을 해도 딱히 대책을 내놓지 못하니 주민들은 그저 추위가 늦게 닥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가장 큰 문제는 단천발전소 취수구 공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것”이라면서 “삼수발전소 비상 수문으로 흘러나오는 물이 흙탕물이어서 인근 주민들은 마산령을 에돌아 십여리 떨어진 (혜산시) 혜탄동까지 가서 마실 물을 길러 오는 형편”이라고 안타까움을 호소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