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RC “평양 상주 외국인직원 철수로 베이징사무소가 업무 전담”

워싱턴-지에린 jie@rfa.org
2020.12.03
ICRC “평양 상주 외국인직원 철수로 베이징사무소가 업무 전담” 국제적십자사와 북한적십자사가 주민들에게 식량을 나눠주는 모습.
/AFP

앵커: 북한이 최근 코로나19 방역 단계를 최고 수준인 ‘초특급’으로 격상하는 등 강력한 방역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비롯한 평양 상주 유엔 및 국제구호단체 외국인 직원 상당수가 평양을 떠났습니다. 지에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평양에 남아있던 마지막 외국인 직원들이 지난 2일 북한을 떠났다고 확인했습니다.

이 단체의 그라지엘라 피콜리(Graziella Leite Piccoli) 중국 베이징사무소 부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들은 북한 임무를 마쳤고 가족과 재회하기 위해 고국으로 갈 것”이라며 이 같이 전했습니다.

피콜리 부소장은 이어 “현재 평양 사무소는 코로나19 관련 조치들로 매우 제한적 활동을 하면서 여전히 열려 있다”며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북한 적십자사와 신체재활센터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북한 내 주요 협력기관인 북한적십자사에 대한 지원 및 관여는 이제부터 베이징 사무소에서 전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과의 합의에 따라 우리의 활동과 매우 중요한 지원을 계속하기 위해 상황이 허락하면 새로운 직원을 (북한에) 보낼 준비가 계속 돼 있다”며 “국제적십자위원회는 북한 내 인도주의 필요를 다루는 것을 돕기 위한 지원을 제공하는 데 여전히 전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8명의 평양 상주 유엔 외국인 직원을 포함한 약 40명의 외교관 및 구호기관 직원이 지난 2일 육로를 통해 북한을 빠져나와 중국 단둥으로 갔다고 북한전문매체 ‘NK뉴스’가 2일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현재 평양에 남아있는 구호기관 외국인 직원은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 2명, 아일랜드 비정부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 1명으로 총 3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과거 평양에 상주하며 대북 인도주의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북한의 강력한 방역조치로 모니터링(분배감시), 지원사업 평가 등의 업무가 상당한 차질을 빚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제롬 소바쥬(Jerome Sauvage)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주민 절반이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지원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구인 유엔 및 구호단체 직원들이 현재 평양에 상주하지 못해 지원에 차질을 빚는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소바쥬 전 소장: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내년 말쯤이 될 수도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현재 상주 인력이 없으면 사무실 관리도 안되고 (북한 내) 업무를 재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따라서, 그 영향은 코로나19를 훨씬 넘어서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스위스 개발협력처(SDC) 평양사무소장을 지낸 카타리나 젤웨거(Katharina Zellweger) 코에이드(KorAid) 대표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북한 상황에서 관건은 언제쯤 외부 구호인력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을 지라고 지적했습니다.

젤웨거 대표: 북한 내 시골 지역 및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외국인 구호 인력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 모두가 강력한 내부 이동제한을 받고 있어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는 이어 현재 북한 주민들이 추운 겨울 식량 공급도 확실치 않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자신이 북한에서 근무할 당시 겨울에는 북한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농업 활동도 별로 없어 많은 외국인 구호 관계자들이 북한을 떠나 있었던 시기였다고 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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