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 이끌다 메콩강에서 실종된 박 목사는 누구?

한국계 미국인 제프리 박 목사는 6명의 탈북자 들을 남한 으로 데려오기 위해 버어마의 메콩 강을 건너다 지난 1월2일 실종되었다고 6명의 탈북자들이 증언했습니다. 그는 중국에서 10여년이 넘게 중국 내 탈북자들과 꽂제비 들을 헌신적으로 돌보아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프리 박 목사가 누구인지 이원희 기자가 살펴봅니다.

제프리 박 목사는 10여 년 전 미국 워싱턴 주 마운틴 버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미국 교단의 파송을 받아 중국을 드나들며 선교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 탈북자들과 특히 꽃제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돌보아 왔습니다. 당초 박 목사는 평신도 선교를 원했지만 중국에서 예수를 믿기 시작한 사람들이 세례를 받고 성만찬 식을 원해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박 목사의 부인이 전했습니다.

박 목사는 당시 1년 중 6달은 모텔을 운영했고 나머지 6달은 그 수익금으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해 몸과 물질을 아끼지 않고 헌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구걸하며 돌아다니는 어린이 탈북자들을 일컫는 꽃제비라는 말도 박 목사를 통해서 처음으로 알려졌고 4년 전 중국에서 꽃제비들이 한창 불어났던 시기에도 박 목사가 사재를 털어 직접 연길 등지에서 이들을 모아 숙식을 제공하고 돌보아 왔으며 당시 북한에 부모가 있는 꽃제비들은 일정기간 교육을 시켜 돈을 주어 돌려보내기도 했다고 최근 미국의 한 교포신문이 전했습니다.

이번 탈북자 일행 탈출 비용 일부도 박 목사가 사재를 털어 부담해 탈북이 성공한 후에 돈을 받아내려는 조선족이 아닌 가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이 탈북자들의 남한 행을 도왔던 남한의 탈북자 지원 단체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전도사도 처음에는 박 목사를 조선족으로 오해할 만큼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제프리 박 선교사는 이번에 처음 만났습니다. 그전에 우리하고 같이 이일을 하고 싶어 서울 사무실이 찾아오기도 하고 편지도 남겼는데 제가 그것을 못 보았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조선족이라고 해서 오해도 했고 그랬는데 탈북자 구출에 헌신적이고 굉장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국으로 수시로 드나들며 활동을 했던 박 목사는 지난해 중반 중국 내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다시 중국으로 들어가 부흥이네 일행을 만난 것입니다. 그런데 부흥이는 4년 전 박 목사가 선교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이런 인연으로 부흥이네를 꼭 남한으로 가게해 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이번에 아들 부흥이와 함께 탈출한 어머니는 박 목사가 메콩강에서 실종된 후에 버어마에서 작성한 자신의 진술서 안에 박 목사에 대한 얘기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 이수경기자의 낭독입니다.

“발이 다 부르터 피가 지고 배가고파 허기져 다니면서도 늘 할아버지만 곁에 있어도 고생으로 생각지 않았을 것입니다. 정말 할아버지는 좋으신 분입니다. 저희 북한사람들을 위하여 이렇게 위험한 길을 걸으시는 것이 최대의 소원이라고.... 저희들과 저희 가족들이 남한에 가서 자유를 누리는 것을 보면 죽어도 원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제 2005년 2월이면 북한 인권법안이 효력을 발생할 것이라며 미국에 고아원을 꾸려 북한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겠다고 하셨습니다.“

한편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전도사는 함께 강을 건넜던 탈북자 증언을 보면 모두가 박 목사가 강을 건너다 실종된 것으로 전했는데 사체를 발견하지 못해 실낱같은 희망을 가져 보지만 사망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나님이 왜 이런 착하고 진실하고 헌신적인 사람에게 더 많을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안주셨나 하는 서운한 감정도 있었고 하나님이 더 좋은 뜻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탈북자 6명과 박 선교사님을 하나님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해결해 주실 것을 믿고 있기에...

"아직은 사체가 발견이 안 되어서 희망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순교를 하셨다하더라고 가족들과 지켜보는 우리들을 마음이 아프지만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신 일을 하시다 이렇게 되어서 본인이 평소에 생각했던 순교의 길이고 우리도 언젠가는 가야 될 하늘나라에 하나님 일 하다 순교를 해 부럽기도 하고 마음이 착잡해요.“

부흥이 어머니의 진술서 에는 박 목사님의 실종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이수경 기자가 낭독합니다.

“할아버지는 끝내 고집을 쓰시면서 자동차 타이어 튜브가 모자라니 다른 사람들에게 주고 그것이 없어도 능히 강을 건너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튜브에 의지해 강물에 들어서자 물살이 너무 세어 그냥 메콩 강으로 떠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물에서 보니 할아버지는 저희들이 땅에 들어서지 못했는데 벌써 물로 들어가셨습니다. 저는 그다음 할아버지를 보지 못했습니다.

“저희들은 40-50분가량 떠내려가다 다행히 발동기 달린 쪽배를 만나 구조 되었습니다. 저희들은 간청을 해서 그 배를 다시 보내 할아버지를 찾아보았지만 할아버지가 강물에 갈아 앉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울면서 할아버지를 얼마나 찾았는지 모릅니다. 할아버지는 저희들 때문에 목숨을 바치신 것입니다.“

이원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