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주체사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로나방역을 위해 모든 학교들이 장기휴교중인 가운데 나온 주체사상교육 타령에 주민들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박정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북도 사리원시의 한 교육관련 소식통은 3일 "지난 달 초 사리원시를 비롯한 황해북도 내 모든 교육 분야에 주체사상 교육을 강화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왔다"면서 "해당 지시는 교육위원회을 통해 도내 교육기관, 관계자들에 일제히 배포되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시문에서는 교육을 통해 과학지식을 소유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전면적 발전의 중요한 조건이며 과학적 세계관수립의 기초라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교육의 최종적인 조건과 수단은 반드시 청소년들을 주체사상적으로 개조하는 것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시문에는 또 자연과 사회를 개조하는 인간의 창조적 활동은 과학지식에 의해 안(밑)받침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과학지식보다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은 주체사상 교육이며, 각 교육분야에서 주체사상을 확고하고도 유일한 지도지침으로 삼을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황해북도뿐 아니라 북조선 전역의 모든 학교들은 지난 6월말부터 코로나비상방역 조치로 장기휴교에 들어갔다"면서 "코로나 대재앙속에서 한창 배워야 할 아이들이 학교 정기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와중에 나라에서는 주체사상교육을 내밀고 있으니 주민들이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남도 흥남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일 "요즘 흥남시와 함경남도 전역에서 주체사상 교육에 관한 당국의 선전선동이 요란하다"면서 "지난 6월 초 주체사상교육에 대한 중앙의 지침이 도내 전체 교육기관과 일군들에게 하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 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의 지침에 따라 도 내 각 교육기관과 일꾼들은 주체사상 교육사업의 전 과정이 당에 대한 충실성 교양으로 일관되도록 교육과정을 준비해야 했다"면서 "중앙에서는 교육사업의 모든 분야에서 주체사상 교육을 우리(북한)사회의 본성과 노동계급의 지향에 맞게 발전시키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주체사상교육을 강조한지 한 달도 안 되어 모든 학교들이 오는 연말까지 장기 휴교에 진입했다"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도 하지 못하는 형편에서 무슨 방법으로 주체사상교육을 진행하란 말이냐며 교원들과 주민들은 당국의 비현실적인 교육지침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내려온 중앙의 지침에는 주체사상 교육의 목적이 제국주의자들과 그 앞잡이들이 퍼뜨리는 반동적 부르조아사상의 침투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되었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부르조아의 퇴폐적 생활 풍조가 청년 학생들에게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주체사상교육의 중요한 의미로 강조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위(당)에서는 지침을 통해 주체사상교육의 당위성을 부인하거나 교육의 자유화를 주장하는 이른바 수정주의 교육이론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가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코로나사태로 인한 전국적인 휴교라는 현실과 청소년들의 학습능력 향상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해묵은 주체사상 주입을 강요하는 당국의 비현실적인 지시야 말로 날카롭게 비판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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