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먼·훈춘서 탈북민 50~60명 강제 송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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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지난주 탈북민 강제 북송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강제 북송된 탈북민 규모는 50~60여 명으로 투먼과 훈춘에 있었던 인원들이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2일 탈북민 구출 활동을 벌이는 J.M 선교회에 따르면 중국 투먼과 훈춘에서 체포돼 구금 중이던 탈북민 50~60여 명이 지난달 26일 북한으로 송환됐고 중국 단둥에서도 소수의 인원이 북송됐습니다.

모두 한국행을 시도했다가 붙잡힌 탈북민이었다는 게 선교회의 설명입니다.

이 선교회는 현재 북송 대기 중인 탈북민들도 상당수라고 전했습니다.

J.M 선교회에 따르면 중국 내 탈북민들이 제3국으로 탈출하는 길목인 난닝, 중국-제3국의 접경 등지에서 지난 3월말부터 지난달까지 수십 명의 탈북민이 체포됐습니다. 중국 내몽골지역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한국행을 시도하는 탈북민 상당수가 체포돼 북송 대기 중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재평 탈북자동지회장도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탈북민 북송 동향이 다시 나타나면서 올 겨울에 잡혔던 수십 명의 탈북민들이 북송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체포하는 탈북민 인원이 어느정도 모여야 이를 함께 묶어서 보내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TV조선도 지난 1일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를 인용해 지난달 말 중국이 바이산 공안국에 모여 있던 200여 명의 탈북민을 수차례에 걸쳐 강제북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가정보원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국정원은 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최우선시 하고 있다”며 “이번 중국 당국의 탈북민 추가 강제북송 가능성을 지속 추적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중국의 탈북민 북송 여부에 대해 확인하지 않으면서 “한국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해외 체류 탈북민이 자유의사에 반하여 강제 북송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탈북민 관련, 정부는 각급에서 다양한 계기에 중국과 협의를 계속해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연합뉴스는 2일 한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정확한 인원이나 장소를 밝힐 수 없지만 최근 재중 탈북민이 다수 북한으로 보내진 것은 맞는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북민들을 구출하는 복수의 활동가 및 브로커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일부 탈북 경로에 대한 중국 당국의 단속이 크게 강화됐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모한 탈북민 이동으로 체포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이번 강제북송은 북중이 올해를 친선의 해로 선포한 뒤 관계 회복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됩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지난해 10월 대대적인 탈북민 강제북송에 이어 향후에도 정기적으로 북송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J.M 선교회 관계자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최근 북중 간 탈북민 북송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이번 북송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북송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대표도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에 중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북송을 진행한 것은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대표: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북송 이후 각지에서 체포를 하고 구금하고 있었잖아요. 그 인원들이 계속 쌓이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숫자가 좀 많아진 상태가 되니까 북한에 지난번처럼 데려가라는 그런 요구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이 대표는 “최근 북한 대표단이 중국으로 가서 중요한 의제들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북중 접촉이 조직적이고 동시다발적인 탈북민 북송으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지난 3월 김성남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은 중국을 방문해 주요인사들과 현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실세로 평가받고 있는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도 만났는데, 차이치 주임은 공산당 내 통일전선부, 조직부, 선전부, 정법위원회, 감찰위원회, 공안부 등을 총괄하는 안보수장입니다.

지난달 중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2020년 폐쇄한 국경을 다시 개방한 이후 방북한 최고위급 중국 인사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