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남한드라마 배우 대사 빗대 김정은 풍자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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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한 장면.
남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한 장면.
/tvN

앵커: 요즘 북한주민들 속에서 남한의 드라마속 대상에 빗대 사회 현실을 풍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법기관이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풍자 중에는 소위 ‘최고 존엄’을 은연중에 비난하는 것도 있어 사법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6일 “요즘 주민들속에서 남한의 인기있는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가 유행하면서 사법당국이 조사에 나섰다”면서 “남한식 말투의 유행어 중에는 최고존엄을 빗대어 비판하는 것도 있어 사법성원들이 단속역량을 동원해 출처조사를 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말부터 여기(북한)서는 ‘네가 장군님이니?’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없는 대상이 우쭐대거나 분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 면박을 주기 위해 하는 말”이라면서 “남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중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해 최고존엄(장군님)을 은근히 비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남한식 말투에 흥미와 매력을 느낀 주민들은 남한드라마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면서 “특히 신형코로나 사태로 주민들과 청소년들의 집체활동과 지역이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남한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이란 드라마가 여기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은 주민들 속에서 ‘네가 장군님이니?’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면서 “초기에는 남한 드라마의 흥미 있는 대사 한 대목으로만 알려졌는데 점차 그 말속에 숨은 풍자와 비판을 주민들이 알게되면서 유행어로 번지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요즘 보위부와 보안서가 주민들속에 널리 퍼진 남한식 유행어의 출처를 캔다며 눈을 부릅뜨고 조사하고 있다”면서 “작년말 부터 지금까지는 ‘네가 장군님이니?’라는 말을 무슨 의도에서 하는 것인지 딱히 눈치채지 못하던 사법당국이 뒤늦게 이 말에 담긴 뜻을 알고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7일 “요즘 남한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나오는 대사 몇 마디가 유행어가 되고 있다”면서 “실속도 없이 우쭐대거나 잘 난척 하는 상대를 조롱할 때 ‘네가 장군님이니?’라는 말을 하곤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에는 아무리 영화나 연속극(드라마)의 대사라고 해도 최고 존엄의 호칭과 관련된 용어는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일상생활이나 사석에서 ‘최고존엄’의 공식 호칭을 부르는 사람 보다는 유행어에 빗대거나 은어로 부르는 주민들이 더 많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남한 드라마에 나오는 ‘네가 장군님이니?’라는 대사가 대중속에서 크게 유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면서 “미국의 경제제재와 코로나 사태로 민생경제가 바닥을 치는데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리는 김정은의 행태에 주민들이 불만을 품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뒤늦게 이런 사실을 파악한 사법당국이 ‘사랑의 불시착’등 남한 드라마가 담긴 CD, SD카드 등의 출처와 유통경로를 찾고 있지만 뒷북 조사에 불과하다”면서 “주민들은 조사가 진행되기 전에 이미 영상 저장자료를 깊숙이 숨기거나 폐기해버렸으며 남한드라마에서 유행하는 대사는 주민들의 머리 속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네가 장군님이니?'이란 대사는 '사랑이 불시착'의 극중 여주인공이 북한을 떠나기 전, 남자 주인공의 북한 부대원들을 모아놓고 상장 수여식을 하려 하자 부대원 중 한명이 “네가 장군님이니? 네가 뭔데 상장을 수여하고 말고 하냐”고 말하는 가운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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