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 유럽에선 음악으론 안돼”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09.12.15
keith_dinnie-305.jpg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한국의 '브랜드가치'에 대해 설명하는 일본템플대학의 키이스 디니 박사.
RFA PHOTO/양희정
MC: 일본 대학에 재직하는 영국인 교수가 세계, 특히 유럽에서는,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음악보다는 연극과 문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양희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일본의 템플대학 교수인 키이스 디니 박사는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에서“세계에서 한국 국가 브랜드의 재인식”이란 주제로 논문 발표회를 열고 아시아에서 급속하게 확산된 한류 열풍을 유럽국가에도 뿌리내리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디니 박사는 일본의 젊은 층과 중년층 사이에 한국의 음악, 전자제품 등이 유행하고 있지만 유럽국가에는 상대적으로 한국의 경제, 문화 발전에 대해 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2009년 1월 이명박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출범한 ‘국가 브랜드 위원회’는 현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이라는 나라의 ‘브랜드가치’를 바르게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디니 박사는 ‘국가 브랜드 위원회’가 국가를 홍보하고 세계 속에서 경제적, 정치적 위상을 드높이는 한 방법으로 ‘문화’를 꼽았습니다. 디니 박사는 작년에 유럽에서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에딘버러축제에 갔었는데 한국의 무용행사표가 3주분이 동이 났던 기억이 있다고 밝히고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문화 분야로 연극이나 문학을 제시했습니다.

디니 박사: 제가 생각하기에 한국의 음악보다는 연극이나 문학이 더 전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문학을 영어, 불어, 독일어로 번역하는 국가 지원 사업이 효과적일 수 있죠. 독일의 경우, 문화를 알리기 위해 ‘책 외교’를 했어요. 독일의 책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영어로 번역한 거죠.

한국의 삼성,현대,엘지가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한국 기업이라는 인식이 부족하다고 디니교수는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발표회에 참석했던 비영리 자문단체인 미국의 제조업 연맹의 어니스트 프리그 무역과 생산성 담당 선임연구원은 한국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달라지고 있다며 자동차를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프리그 선임연구원은 최근 한국 제품의 우수한 품질과 첨단 디자인이 눈길을 끌고 있다면서, 특히 수백만 미국인이 한국차의 탁월함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리그 연구원: 수백만 미국인이 자국에 수입된 한국 자동차를 보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한국의 자동차가 젊은층이 좋아하는 멋진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도입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경제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 표지 기사에서 한국 자동차에 대해 격찬을 했고 일본차는 좀 비평적으로 얘기했습니다. 시간이 좀 걸렸지만 긍정적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니 교수는 이러한 국가브랜드를 높이려는 정책적인 노력이 정권 교체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 ‘국가 브랜드 위원회’가 반관•반민의 형태로 바뀌어 국가의 지원을 받지만 정권과 분리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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