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자회 눈앞...3대세습 현실화 '관심'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0.09.01
MC: 북한의 ‘당대표자회’ 소집 일정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북한 밖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봉건사회에서나 가능한 3대 세습이 정말 북한에서 현실화될 것인지를 놓고 사람들이 흥미있게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은 1일 소식지를 통해 북한에서 당대표자회가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걸로 알려졌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예측도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탈북자 학술 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당대표자회가 6일부터 8일까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북측은 6월26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의 정치국이 최고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당대표자회를 9월 상순에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남한의 통일부는 “현재까지 당대표자회의 구체적인 개최 일정에 대한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북측의 관련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이종주: 마지막으로 열렸던 지난 1966년에 열렸던 2차 당대표자회의 경우에도 개최일정이 사전에 공고되지는 않았습니다. 개최일정에 대한 보도 없이 대표자회 개최 이틀 전에 각지의 대표들이 평양에 도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개최일정이 알려졌었습니다.

이번 당대표자회가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해서도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로 셋째 아들인 김정은을 추대하고, 당의 정책 노선과 인민경제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추정입니다.

이 중에서도 관심의 초점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할 것인지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봉건사회에서나 행해지던 3대 세습이 오늘날 북한에서 과연 현실화될지를 지켜보는 게 일반인들에게 ‘흥밋거리’가 되고 있다고 고려대 정책대학원의 김승채 교수는 설명합니다.

김승채: 지금 국제사회의 관심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점일 겁니다. 왜냐면 3대 세습은 그동안 공산주의 사회에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 서방 국가의 사람들은 당연히 ‘말도 안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북한 인민들도 과연 서방 세계의 사람처럼 ‘말도 안 되는 것’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그냥 수긍하고 넘어갈지, 이런 점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세상 사람들이 북한의 3대 세습을 ‘흥밋거리’로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권력구도 변화가 동북아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도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핵과 재래식 무기로 동북아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는데다 내부 불안정으로 주변 국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지도부에서 발생하는 작은 변화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평화문제연구소’의 장용석 연구 실장입니다.

장용석
: 북한이 동북아의 정세 불안정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와 직접 관련된 북한 권력 구도의 변동 문제가 다뤄지는 당대표자회이기 때문에 남한에서도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노동당의 핵심인 조직지도부 비서를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이번 당대표자회는 “2012년에 당대회를 열기 위한 준비 모임의 성격인 만큼 이번에는 김정은이 공식 직함을 맡지는 않을 걸로 본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당대표자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회의가 끝난 후에도 당분간 지속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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