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매체, 16년 전 북 ‘봉수호 마약사건’ 재조명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19.09.30
bongsoo_vessel-620.jpg 호주군 전투기에 의해 수장되기 전 봉수호 모습. 봉수호는 호주 당국에 나포된 지 약 3년 후인 2006년 3월 호주 당국의 마약 밀수 선박에 대한 처리 지침에 따라 격침됐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호주, 즉 오스트랄리아 매체가, 16년 전 자국에서 벌어졌던 북한의 마약거래를 재조명합니다. 외화를 벌기 위해서라면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는 북한의 실상을 낱낱이 폭로할 예정입니다.

홍알벗 기자의 보도입니다.

호주 일간지 에이지(The Age)와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는 다음 달 8일부터 새로운 심층분석 보도 형태의 팟캐스트, 즉 인터넷 방송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첫 방송, 첫 주제는 ‘봉수호의 마지막 항해(The Last Voyage of the Pong Su)’입니다.

봉수호는 북한의 화물선으로, 지난 2003년 3월 마약인 헤로인 150킬로그램을 호주 해변에서 밀반입하다 호주 당국에 나포돼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북한 화물선에서 마약상에게 팔았던 헤로인의 가치는 1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3년 뒤인 2006년 봉수호는 호주 정부의 결정에 따라 전투기 폭격을 맞고 격침됐고, 이에 앞서 배에 타고 있던 송만선 선장 등 북한 선원 4명은 무죄판결을 받고 풀려 났습니다.

조사 결과 봉수호 마약밀매가 민간인 차원이 아니라 북한 당국이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믿었던 알렉산더 다우너 당시 호주 외무부 장관의 말입니다.

다우너 전 장관: 북한 정부는 앞으로 북한의 어떤 배도 마약 밀수와 관련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프로그램 첫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에이지’와 ‘시드니 모닝 헤럴드’ 측은, 봉수호 사건은 호주 마약 단속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이었다며, 봉수호 사건을 재조명함으로써 북한과 동남 아시아의 악명 높은 마약 조직이 어떻게 연계돼 있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 세계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들고 억압적인 북한의 일상생활은 물론 북한 선원들이 호주까지 마약밀매를 하기 위해 항해했던 과정을 자세히 풀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어기고 북한산 석탄을 실어 나르다 미국 당국이 나포한 북한 선박 ‘와이즈 어니스트’호는 지난 9월 21일 비공개 경매를 통해 매각됐습니다.

매각 대금은 북한에 여행을 갔다 억류된 뒤 나중에 풀려 났지만 숨졌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가족에게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에 납치됐다 사망한 고 김동식 목사의 유족도 지난 19일 소유권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와이즈 어니스트호 몰수 소송을 진행 중인 미국 뉴욕남부 연방법원은 오는 10월 25일 관련자들의 법원 출석을 통보해 놓은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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