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국 공직자를 집단체조 관람에 동원
2019.09.09
앵커: 북한당국이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공연에 평양과 지방의 공직자들을 동원해 관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람객이 적어 썰렁한 분위기의 관객석 빈자리를 메꾸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소식통들은 지적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6월 3일 개막공연을 선보였다가 김정은 위원장의 질책을 받고 공연내용을 보완한 뒤 같은 달 24일에 공연을 재개한 대형 집단체조공연 ‘인민의 나라’는 외신으로부터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어린이를 혹사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주 북한관광을 다녀왔다는 중국 선양의 한 조선족 소식통은 “특등석이 910 달러, 1등석부터 3등석까지의 관람 요금이 각각 570, 340, 110 달러로 선진국의 특급 공연에 비해도 비싼 관람료를 받고 있다”면서 “외국관광객의 외화를 끌어들일 목적으로 소학교 어린 학생들을 혹사시키며 대형 집단체조공연을 지속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관람할 때는 객석에 빈자리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꽉 차 있었지만 그중 외국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20%도 채 안 되었고 대부분 조선사람들로 자리가 채워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조선인 관중들은 대부분이 전국에서 모여든 공직자들이라는 것을 몇 일 지나서 알게 되었다”면서 “당국에 의해서 강제동원 되었는데도 한 사람당 조선 돈 5만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외국인은 좌석의 급에 따라 요금이 차별적으로 적용되지만 조선 관객들은 좌석의 위치에 관계없이 5만원 입장료를 내고 있다”면서 “조선인 관객은 입장하는 순서대로 선착순으로 자리에 앉으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을 자주 드나드는 평양거주 화교 소식통은 “평양과 지방의 모든 공직자들은 의무적으로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해야 하고 이는 ‘원수님의 배려’에 의한 것으로 선전
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입장료는 물론 왕복 교통비와 숙식비를 본인에게 부담시키는 강제 관람이어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입장료 5만원이면 장마당에서 쌀을 10Kg 넘게 살수 있는 돈”이라며 “교통비와 숙박비까지 합치면 공직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주일에 두 번 있는 공연은 10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연이 종료되기 이전에 모든 공무원들의 관람이 끝이 날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곧이어 일반주민의 강제 관람 동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집단체조 공연장인 능라도 5.1 경기장은 10만 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지만 배경대와 전광판이 자리잡고 있는 관중석과 무대 양측의 사각지대를 제외하면 1회 공연에 수용할 수 있는 관객은 4만명을 초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20%정도의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하면 한번 공연에 3만명 이상의 공직자들이나 주민들을 동원해야 객석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